감사의견 '한정' 사건 이후 다시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영업·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800% 이상 치솟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수익구조 악화가 누적된 탓에 회사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문제는 수익구조 악화에 흔들리는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회계적 요인으로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국내에 적용된 리스 관련 새로운 회계기준(IFRS16 Leases)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추가로 400%포인트 가까이 악화돼 사상 최악의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올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금융리스는 리스사로부터 돈을 빌려 항공사가 항공기를 매입하는 방식이며, 운용리스는 항공사가 리스사의 자산인 항공기를 단순 대여하는 방식이다. 둘 다 돈을 빌려 항공기를 쓰는 측면은 유사하지만 계약 만료 시 금융리스의 경우 항공사가 항공기를 소유하나 운용리스는 리스사가 항공기를 소유하게 된다.
다만 회계적 측면에서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는 전혀 다른 방식의 회계 처리 과정을 거친다. 금융리스를 통해 운용하는 항공기는 항공사의 리스자산·부채로 인식돼왔다. 반면 운용리스로 운용하는 항공기는 리스료만 단순 비용으로 처리하면 돼 사실상 채무인 리스부채를 재무제표상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도입된 새로운 회계기준 하에서는 모든 리스 이용자가 모든 리스자산·부채를 재무제표상에서 인식해야 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갑작스레 운용리스가 한꺼번에 부채로 인식되는 셈이다. 특히 대부분의 항공기(73.49%)를 운용리스로 도입한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운용리스료 절감을 위해 리스계약을 크게 조정하거나 자본을 대규모로 조달하지 못한다면 이 같은 가정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다만 감사의견 한정 사건으로 신뢰성이 떨어진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2조원이 넘는 운용리스 계약을 한꺼번에 줄이는 것도 녹록지 않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최악의 수준까지 악화될 수 있다"며 "올해 더 큰 위기를 앞둔 상황에서 지난해에 발이 미끄러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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