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활용하는 IT기업들... 전용 페이지 만들고 유튜버 양성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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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정명섭 기자
입력 2019-10-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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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루언서 영향력 커지면서 IT기업들로부터 러브콜

  • 네이버, 연내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 시작... 콘텐츠에에 붙은 광고 수익 배분

  • 이통3사, 5G 상용화 이후 유튜버 직접 키워... 서비스 론칭 시 유튜버 전면에 내세우기도

  •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어려워 사고 위험도 높아... 팔로워 수 조작, 부풀리기 우려

최근 인플루언서(SNS 스타)의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IT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연내 검색 서비스에 인플루언서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들어 그들의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동통신사들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이후 영상 콘텐츠가 각광받을 것이란 판단으로 유튜버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는 대표 캐릭터 ‘라이언(RYAN)’의 SNS 계정을 만들어 자체 인플루언서로 키워보겠다는 전략을 구사해 글로벌 의류업체 코치, 나이키와 같은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는 검증이 어려운 개인이라는 한계 때문에 관리가 어렵고 예상치 못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 네이버, 연내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 개시... 콘텐츠에 붙은 광고 수익 배분

23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연내 검색 서비스에 ‘인플루언서 검색’을 신설한다. 이는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위한 별도 공간이다. 예를 들어 유명 유튜버 ‘대도서관’을 검색하면 대도서관을 소개하는 탭과 관련 콘텐츠들이 검색 결과로 노출되는 식이다. 인플루언서는 상단에 노출할 콘텐츠를 직접 결정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인플루언서를 위한 전용 페이지인 ‘인플루언서 홈’도 신설한다. 인플루언서 홈은 창작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등록하고 홍보할 수 있는 페이지다. 네이버는 여기에 별도의 광고를 적용해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를 연결, 수익 확대에도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관심이 콘텐츠 이용자에서 인플루언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창작자에 힘을 실어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생산되면 이용자가 몰리고, 이용자가 늘면 네이버와 창작자의 광고 수익이 증가한다. 광고수익은 또다시 창작자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유도하는 선순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네이버의 노림수다.

김승언 네이버 아폴로 CIC대표는 인플루언서 검색과 관련 “콘텐츠를 만든 사람에 더 집중해 창작자와 사용자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서비스 신설의 취지를 설명했다.

네이버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왼쪽편에 위치한 커머스 공간 ‘웨스트랩(West Lab)’에 ‘셀렉티브(Selective)’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셀렉티브는 네이버가 선정한 인플루언서들이 착용한 옷과 신발, 가방, 액세사리들을 한눈에 보고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를 둘러보다가 자연스럽게 쇼핑으로 이어지는 흐름과 이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연내 도입하는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사진=네이버]

◆ 이통3사, 5G 열리자 인플루언서 키우기 나서

이동통신사들도 5G 상용화와 발맞춰 인플루언서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5G 이전의 무선 네트워크 속도는 고화질 영상을 야외에서 실시간으로 전송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초저지연·초고속이라는 특징을 가진 5G의 상용화로 1인 미디어의 방송 영역을 야외로 확장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동통신사들이 인플루언서 양성에 투자하는 목적은 5G의 확산에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 '라이브 동영상' 기능이 추가되고, 라이브 동영상이 트렌드가 되면서 5G의 고용량 전송 기능은 미디어와 커머스 서비스를 융합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통신사 측의 판단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한국MCN협회와 '5G 기술 활용 신규 사업 모델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인플루언서의 아이디어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신규 사업 모델로 구현될 수 있도록 5G 기술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KT는 지난 5월 서울 양천구에 '크리에이터 팩토리'를 개소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터 팩토리에서는 1인 미디어 기획, 촬영, 편집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실무형 멘토링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KT는 '크리에이터 K'라는 타이틀로 10주간의 제작 교육과 제작비를 지원하는 공모전을 진행했다. 총 500여팀이 신청한 가운데 KT는 50팀을 선발했으며, 이들에게 대도서관, 허팝 등 스타 유튜버의 강의와 유명 채널 편집자들의 특강을 제공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함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50+(만 50세 이상)' 세대를 대상으로 '50+ 유튜버 스쿨'을 모집했다. LG유플러스는 50대 이상의 유튜브 이용 비중이 증가하면서 시니어 유튜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카카오는 색다른 방식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라이언(RYAN)’을 인플루언서로 의인화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라이언은 지난 3월 유명 남성 잡지에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이 잡지사는 실제 배우나 뮤지션을 대하듯 라이언을 직접 만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진행해 관련 기사를 실어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라이언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 수는 이날 기준 3만2600명에 달한다. 이 계정 또한 실제 라이언이 사람처럼 식사하거나 여행을 가는 사진들이 업로드 돼 있다.

이밖에도 라이언은 지난 9월 유명 브랜드 코치의 2020 스프링 컬렉션에 한국을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로 초청받아 뉴욕패션위크에 참석하기도 했으며,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라이언이 나이키 제품을 착용한 피규어인 ‘카카오프렌즈 조이라이드 리미티드 콜렉션’은 지난달 30일 카카오프렌즈 홍대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1차 물량이 하루 만에 완판됐다. 방문객 1인당 평균 4개 이상의 컬렉션 굿즈를 구매했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KT가 지난 5월 서울 양천구에 개소한 '크리에이터 팩토리' 내 오디오 스튜디오[사진=KT]

◆ 마케팅에 '인플루언서'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

인플루언서는 기업들의 마케팅에도 활용된다. 특히 IT기업들은 젊은층을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할 때 이들에게 익숙한 인플루언서를 내세우는 전략을 구사한다.

SK텔레콤은 '5G로 떠나는 0순위여행' 참가자들을 모집하면서 유명 유튜버들이 운영하는 채널과 협업했다. 또한 SK텔레콤 5G 고객은 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플랫폼 '틱톡'에서 HD화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홍보하기 위해 틱톡의 유명 크리에이터 '옐언니'와 '죵키'를 내세웠다.

KT는 영상통화앱 '나를'에서 인기 유튜버와 함께하는 영상통화 이벤트를 열었다. 나를은 주소록 기반이 아닌 관심사를 기반으로 친구를 찾을 수 있는 오픈플래닛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2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슈기, 게임 유튜버 '릴카' 등이 동원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5G 상용화 당시 최초 가입자로 유튜버 김민영씨를 선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플루언서 활용에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 오드엠은 인플루언서 광고 플랫폼 ‘애드픽’을 개발했다. 다수의 팔로어를 보유한 페이스북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계정에 특정 게임 앱을 리뷰·홍보해 다른 사용자의 앱 설치를 유도하면, 다운로드 수, 설치 건수와 같은 성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해준다.

인플루언서가 직접 할인율을 결정하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 ‘셀픽스’도 출시됐다.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 매체나 메신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할인 쿠폰을 활용해 홍보 콘텐츠를 만들고 상품의 판매 활동을 진행, 판매량에 따른 수익을 가져간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암(暗)'... 신뢰도 관리가 관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유명 연예인처럼 리스크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가 없기 때문에 각종 논란에 노출됐을 때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특정 시청층을 대상으로 인기를 모으는 경우, 전세대를 아우르는 마케팅에는 활용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KT는 360만 구독자를 확보한 인기 유튜버 '보겸'을 모델로 기용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KT는 '10GiGA 인터넷 TV'를 보겸과 함께 홍보할 계획이었으나 과거 데이트 폭행과 여성혐오 발언이 논란이 되자 홍보 영상을 삭제하는 상황에 몰렸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하이프어디터가 184만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팔로어 수를 부풀리기 위해 '가짜 계정'을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돈을 주고 팔로어를 사들인 것이다.  

또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제품이 그의 '애정템'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적극 나섰던 화장품 브랜드 '입시(Ipsy)'의 마르셀로 캠버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신뢰의 상실은 인플루언서들의 힘을 약화시킨다"고 경고했다.


 

KT X 보겸 기가인터넷 광고[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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