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증권사에 몰린 빚 2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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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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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내 증시가 널뛰기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규모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동안 주가 부진에 따른 저점 인식과 1월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자칫 증시 하락 시 무더기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돈 잔액은 총 27조8496억원이다. 연초 총 잔액은 26조5210억원으로, 약 한 달 사이 1조3285억원이 급증한 것이다.

세부내역별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380억원, 예탁증권 담보융자 잔액은 17조8115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는 말 그대로 자신의 신용을 바탕으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것이다. 예탁증권 담보융자는 자신이 가진 주식을 담보로 삼아 돈을 빌린다. 다른 것 같지만 둘 다 주식이 담보로 잡힌다는 점에서 같다. 시장이 상승하면 좋지만, 하락세로 돌아서면 문제가 커진다. 

반대매매 리스크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 담보비율은 평균 140%다. 1만원을 빌렸다면 1만4000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만일 140% 아래로 내려가면 이를 맞추기 위해 현금이나 주식을 추가 매입해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담보로 잡은 증권을 임의로 매도해 상환 처리한다. 예탁증권 담보융자 역시 증권사가 정해놓은 적정 담보비율에 미달할 경우, 기한 내 추가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담보증권을 임의 처분한다.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 경우 담보 매도에 따른 주가하락이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이는 시장의 하락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아닌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스톡론을 규제하고 있지만 잔고는 여전히 3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둘을 합치면 빚내 투자한 규모가 30조원이 넘는 것이다. 

또 높은 이자율도 부담이다. 최소 30일에서 60일을 사용한다면, 내야 하는 기간별 금리는 7~9%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담보대출과 달리 증권담보는 빠르게 가치가 변해 정리도 빠르게 이뤄지는 편”이라며 “변동성 장세에선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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