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관광업계 덮친 신종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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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2-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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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제 기간 中 호텔 객실 점유율 22%에 불과... 10개 중 8개가 빈방

  • 씨트립, 1월에만 수백만 건 취소 처리 "매출 타격 불가피"

“신종 코로라라는 ‘블랙 스완(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이 호텔·관광 업계를 덮쳤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중국 문화관광부는 올해 춘제 기간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은 4억5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만에 이 예측은 산산 조각났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하면서 대다수 중국인들이 여행은 커녕 집 문을 걸어 잠그고 ‘방콕’행을 택하면서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시장조사업체 STR이 집계한 수치에서도 잘 드러난다. 5일 중국 여행 전문 매체 트래블데일리에 따르면 STR 집계 결과 지난 1월 14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중국 전역의 호텔 객실 점유율은 75% 하락했다. 14일만해도 70%에 달했던 호텔 객실 점유율이 26일 17%로 쪼그라든 것이다. 10개 객실 중 8개가 빈방이었던 셈이다.

춘제 당일을 전후로 한 24~26일까지의 평균 객실 점유율도 22%에 불과했다. 지난해 춘제 연휴와 비교하면 71%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황금연휴 밀려드는 여행 예약으로 바빠야 할 온라인 여행사들은 쏟아지는 취소·환불 요구에 ‘비상조치 시스템’을 가동하기도 했다.

중국 대표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Ctrip)은 지난달 29일까지 숙박·항공·관광 관련 상품 수백만 건의 예약을 취소 처리했다고 중국 매체 신랑재경은 전했다.

이외에도 퉁청이룽(同程藝龍), 페이주(飛猪) 등 다수 온라인 여행사가 약 80%에 달하는 취소건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춘제 연휴와 신종 코로나 확산시기가 맞물린 것이 가장 뼈아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씨트립 관계자는 “춘제 연휴에 벌어들이는 매출은 평균적으로 한 해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한다”며 “올해는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여행업계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로 중국인의 해외 여행이 줄어들면서 세계 관광업계가 입을 타격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몇 배는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3년 사스가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를 강타했을 때와 비교해 세계를 여행하는 중국인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이들이 각국에서 소비하는 씀씀이가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2018년 기준 해외여행을 다녀온 중국인 관광객은 약 1억6300만명으로, 이는 인구 규모 기준으로 세계 9위를 차지한 러시아 인구(약 1억4593만명)보다 많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100만명을 끌어들였던 태국은 올해 중국인이 200만명도 채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싱가포르는 중국 당국의 자국민 단체관광 금지 조치로 싱가포르 관광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홍콩 투자은행 보콤 인터내셔널의 루야 유 연구원은 “해외여행을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는 사스 때 입은 피해보다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씨트립 간판 [사진=신랑재경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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