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경제… 자금 확보에 허덕이는 기업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성모 기자
입력 2020-03-02 00: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경기 후퇴 우려감에 '우량'보다 '초우량' 기업에 자금 쏠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날아들면서 국내 기업들도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낮은 이자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 오던 기업들은 경기후퇴와 신용하락으로 앞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 이상 급락하며 1987.0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1980선까지 뒷걸음친 건 작년 9월 4일(1988.53) 이후 6개월 만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와 국내 사업장의 가동 중단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진 탓이다.

코로나 사태에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 무디스(Moody’s)는 지난달 10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aa1(부정적)'에서 ‘Baa2(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했다. 또 SK종합화학과 LG화학의 등급을 내렸으며 롯데쇼핑(Baa3)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현대제철과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이마트의 등급 전망을 각각 ‘부정적’으로 낮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 외에도 국내 신용평가 3사도 LG디스플레이와 이마트의 등급을 낮췄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과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불투명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등급 하향조정이 이뤄지면서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등급이 우수한 기업엔 뭉칫돈이 몰리는 반면, 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외면받는 실정이다. 실제 ‘AA’등급 회사채에 대한 관심만 높고 ‘A‘등급 이하 종목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지됐다. 한진은 지난해 7월 진행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10억원만 들어오며 발행에 실패했다. 공모회사채 미매각은 2018년 9월(두산중공업) 이후 처음이다. ‘A+’ 등급의 파라다이스도 1000억원 중 5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고, 롯데건설(A+)도 작년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이런 양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회사채 시장은 안정적인 업체 위주로 몰려 업체별로 차별화되는 장세”라며 “지난해는 A등급 이상이 전반적으로 인가가 높았지만, 올해는 AA등급만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경기 부진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채권 시장에서도 안전투자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최근 회사채 시장의 활황은 낮은 금리에 따른 관심 확대지만 기업별 차별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 회사채 발행액(단위=억원)[자료=금융투자협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