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3566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한전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마이너스 2조7981억원에 이은 성적표다. 11년 만에 가장 큰 손실이기도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타난 2019년 한전의 연결기준 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매출액이 59조928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조35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매출은 1조5348억원, 영업이익은 1조1486억원이 줄어든 것. 특히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규모를 나타내는 지표인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2조22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500억원 더 낮게 나왔다. 이는 자본시장 내 추정치보다도 더 빠진 금액이다.
이를 잘 살펴보기 위해 2017년부터 3년 간 한전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우선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전기판매수익에서 연료비와 구입비를 제외한 전력수급이익이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크게 줄었다.
2017년 전력수급이익은 전기판매수익 54조6000억원에서 연료비와 구입비 30조8000억원을 뺀 23조8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연료비와 구입비가 38조4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나 여기에 전기판매수익 56조8000억원과 차이를 구해보면 18조4000억원으로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이용율도 전년도인 2017년에 71.2%에 비해 2018년은 5%가량 줄어든 65.9%를 기록해 관련 사업의 축소가 영업이익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구심을 줬다.
다만 2019년 실적에서는 오히려 원전의 이용율이 70.6%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이익이 전년도와 큰 차이없는 19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한전의 실적 악화가 원전 탓이 아니라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제세부담금과 감가상각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 실적악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원전의 이용율과 한전의 영업이익에 연관이 없다는 측과 높았던 원전이용율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낮춰 한전의 수익이 크게 줄었다는 주장이 배치되는 상황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