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선물환포지션한도 늘려 달러 부족 막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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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3-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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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재부, 국내은행 50%ㆍ외은지점 250%로 확대.."50억~100억달러 공급 기대"

  • "외국인의 채권 투자 유인 커질 때 외은지점 달러 한도 올리는 게 바람직"

  • 국금국장 "수급불균형 해소 안 되면 보유고 활용해 추가 조치할 수 있다"

팬데믹 공포가 전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져들자, 정부가 국내에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은행들이 선물환을 사는 한도를 늘려줘 달러를 사재기하지 않고 헤지하게 하고, 외국은행들이 우리 국채에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스와프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기존보다 25% 늘려 외화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19일부터 국내은행 50%,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250%로 늘어난다.

선물환 포지션은 선물 외화자산에서 선물 외화부채를 뺀 금액이 은행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정부는 2010년 금융위기 후 외화 유입이 과도하게 늘어나자 단기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변동에 따라 한도를 줄이거나 늘려왔다. 코로나19와 유가 폭락의 여파로 증권시장의 하락장이 지속되면서 외화 변동성이 높아지자 한도를 도입 당시와 같은 국내은행 50%, 외은지점 250%로 다시 확대했다. 정부가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조정한 것은 3년 8개월 만이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포지션 한도가 규제 수준에 근접한 은행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 설문을 한 결과 50억~100억 달러(약 6조2000억~12조4000억원) 정도 외화자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시의 연이은 폭락으로 17일 원/달러 환율은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1240원대에서 마감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이뤄졌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재부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국내 외화유동성을 점검한 결과, 국내은행의 외화 LCR(Liquidity Coverage Ratio)은 2월 말 기준 128.3%로 규제 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간 순외화유출 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비율을 의미하며 금융회사의 외화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하지만 스와프시장은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이를 처분하고 하루라도 빨리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5일 2085.26을 기록한 후 6일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 기준 종가는 1600선마저 붕괴된 1591.20으로 9거래일 만에 23.6%나 하락했다.

17일 환율도 달러당 1243.5원으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8일 정부의 선물환 조치 후 환율은 온종일 전일 대비 하락했으나, 막판에 다시 뛰어올라 전일 대비 2.2원 오른 1245.7원으로 마감됐다.

김 국장은 "스와프시장의 가격인 스와프레이트가 하락하면 외화자금시장 내에서 달러 가격이 올라가기에 이자율 수익과 국채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유인이 커질 때 외국은행 등이 달러를 더 조달할 수 있도록 한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선물환 포지션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수급불균형이 일시에 완전히 해소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2008년에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금융기관에 달러를 빌려줬던 것처럼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해, 달러/원 환율의 급변동에 경고하면서 안정 의지를 내비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선물환 포지션 한도 상향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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