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감정' 대신 '온정', 코로나19로 피어난 영·호남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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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0-04-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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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 병상 없어 전북으로 이송된 대구시민들

  • 퇴원 당일 편지 남긴 대구시민 "은혜 잊지 않겠다"

  • 조백한 진안의료원장 "하루빨리 일상으로" 화답

 

25일 진안군 의료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완치된 환자들이 퇴원하고 있다[사진=진안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퍼진 '온정'이 반세기 넘게 지속된 '지역감정'을 녹였다.

지난 1일 전북 진안의료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대구 시민 5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진안의료원에서 치료받던 대구 확진자들이 완치돼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23일에도 코로나19 경증 환자 13명 중 5명이 입원치료 시작 10일 만에 퇴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입원할 병상이 없어 진안의료원으로 이송된 대구 시민들이다. 이들은 약 2주 동안 이어진 의료진들의 보살핌 덕분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이날 대구에서 온 환자들이 떠난 자리에는 한 통의 편지가 남아 있었다. 이 편지에는 "일면식도 없었던 저를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제 얼굴과 이름을 아시겠지만 저는 여러분의 얼굴과 이름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진들과 진천군 관계자들은 의료원 출입문까지 나와 대구 시민들의 쾌유를 축하해 줬다. 한 대구 시민은 "진안은 처음 와 봤지만, 타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제2의 고향이 될 것 같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백한 진안의료원장도 "고향에 돌아가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빌겠다"고 화답했다.

진안군의 배려는 대구 시민들이 병상을 떠난 후에도 이어졌다. 군민들은 항균 마스크, 소독 티슈, 생필품을 담은 선물을 전달했다. 선물 안에는 "마음 편히 쉬면서 빨리 나으시길 기도한다"고 적힌 손편지도 담겨 있었다.

나해수 진안군수 권한대행은 "진안군에 오셔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돼 기쁘다. 진안군민들은 대구에서 온 환자들을 가족처럼 맞이해 고통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은 환자분들도 하루빨리 완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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