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70년대 오일쇼크는 중화학 공업 투자가 대규모로 이어졌고, IMF 위기는 대한민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끌어올렸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 경제 기반의 디지털 강국을 만들 수 있는 시점이다. 이번 위기가 3세대 기업의 탄생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벤처투자 시장 점검 간담회에 참석해 “삼성, 현대, 대우 등 1세대 기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 2세대 기업을 거쳐 2020년은 4차 산업혁명의 결정체로 만들어지는 3세대 기업이 탄생하는 해다”며 “대한민국을 온라인 경제, 언택트 경제 기반의 디지털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시점이다. G20에서 G7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는 4조3000억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젤투자 또한 2000년 제1벤처 붐 이후 18년 만에 최대치를 갱신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인 유니콘 기업은 지난해에만 5개가 탄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춤해졌다.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746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영향은 벤처투자도 비켜가지는 못했다”면서도 “중기부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그려가는 과정에서 스케일업에 방점을 찍고 지원해 나가겠다. 1‧2세대 기업이 은행과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모았다면, 3세대 기업이 탄생해야 하는 현재 시점은 벤처캐피탈의 시대라고 정의한다"며 벤처투자 활성화를 요청했다.
이에 장병돈 산업은행 부행장은 “산업은행 대표 간접투자사업인 성장지원펀드 통해 2000억 이상의 대형 VC 펀드 2개를 조성 예정이다”며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3000억 규모의 위기극복 프로그램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지원 계획을 밝혔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에 대한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도 요구됐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이 벤처기업에 투자했다는 기록은 엄청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며 “국민연금이 벤처투자 관련된 내용을 분기별로 리포트로 발표해주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연기금 등 기관 투자업계에서는 벤처투자 업계의 적극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벤처투자 비중을 높이고 싶어도 관련 정보가 부족해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애로사항이었다.
한 기관투자자는 “자본시장은 (투자를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 벤처투자 시장도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주요한 정보를 모아서 LP들이 볼 수 있다면 벤처 분야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성인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중기부와 함께 벤처투자 인프라 구축 및 정보고개를 위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며 “벤처투자촉진법이 지난해 통과하면서 벤처캐피탈 위주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VC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인력 충원, 전문성 확충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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