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날의 ‘열여덟 번의 선물(2020, 감독 프란세스코 아마토)은 과거로 돌아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엄마를 만나게 된다는 판타지 영화다. 영화는 실제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받게 될 18가지의 선물을 준비한 에피소드. 어떤 이야기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는 놀랍게도 실화였다. 2017년 말, 세상을 떠난 한 여성 ‘엘리사 지로토’. 그녀가 유방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난 후 보인 모성애는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그들의 간절한 그리움에 응답하듯, 영화는 ‘시간 터널’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입혀 모녀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18세 생일날, 더 이상 엄마 없는 생일파티에서 거짓 웃음을 짓기 싫다며 뛰쳐나간 안나가 터널 앞에서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것.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진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엄마를 곁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된 안나는 비로소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된다. 툭하면 철없는 반항으로 자신이 힘들게 했던 아빠의 슬픔까지도. 마음에 들지 않던 엄마의 생일선물을 바꿀 절호의 기회도 얻는다.
엄마는 그날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아빠는 아이를 포기하고서라도 치료를 시작하자고 엄마를 설득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태어날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딸이 18세가 될 때까지의 생일 선물 리스트를 미리 준비한다.
안나의 시간여행은 엄마가 마련한 선물들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여행이었다. 엄마의 품이 그리웠던 안나는 꿈결처럼 엄마와의 추억을 간직한 채 다시 현실의 안나로 돌아온다. 딸의 생일날 딸의 곁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엄마의 가슴뭉클한 연기도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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