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에 따르며, 올해 들어 지난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만7446명으로 전년 동기 1만28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인구만 볼 때 이 기간에 서울과 인천은 각각 1만521명, 4342명씩 줄었으나 경기 지역 순유입 인구가 4만2309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경기지역 순유입 인구가 증가한 상황이다.
연령별로는 수도권 유입인구의 75% 이상이 2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4월 수도권 유입인구 중 20~24세가 43.4%(1만1925명), 25~29세가 32.1%(8816명)로 각각 나타났다.
앞서 전체적으로는 1만 명 이상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던 서울도 20대에서는 9000명 정도의 순유입(20~24세 5818명, 25~29세 3003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방인구의 유출이 20대 청년층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소멸 위험도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28개 시군구 기준 소멸위험 지역은 지난해 5월 93개(40.8%)에서 지난 4월 105개(46.1%)로 12곳이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각 연도 5월 기준으로 2017~2018년 기간 동안 4곳, 2018~2019년 기간 동안 4곳이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가파른 상승세다.
읍면동 기준 소멸위험지역 역시 2017년 5월 1483곳(전체 3549 곳)에서 2018년 5월 1554곳(전체 3555곳), 2019년 5월 1617곳(전체 3564곳), 2020년 4월 1702곳(전체 3545곳)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소멸위험 지역으로 진입한 지역들은 경기도 여주시(소멸위험지수 0.467), 포천시(0.499), 충북 제천시(0.457), 전남 무안군(0.488), 나주시 등 ’시부‘가 대거 포함됐다. 그동안 대부분의 '군부' 지역이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상태에서 이제부터는 ’시부‘ 지역의 소멸위험단계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이 연구위원을 분석했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 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나눈 값’인데, 보고서는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 지역이라고 정의했다.
코로나19는 지역의 경기 및 고용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를 보면, 지난 3월 68에서 4월 63으로 하락한 뒤, 5월 들어 또다시 54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대구에서 지난 3월 34, 4월 35, 5월 29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고용상황의 악화는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서(DB)에서도 확인됐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기준 지역별 피보험자 추이에서 대구가 –0.6%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면서 코로나19 영향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인구이동이 확대되고, 지방소멸 위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산업과 지역에 따른 영향은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체계도 산업-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위기를 기회 삼아 신기술이나 신사업이 지역공동체에 친화적인 방식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 차원의 신속한 맞춤형 정책 대응을 위해 분권화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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