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합 나선 EU···유로화엔 호재
21일(이하 현지시간) 기준으로 유로화 당 달러 환율은 1.15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1월 1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EU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7500억 유로(약 1030조원) 규모의 경제회복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EU가 분열이 아닌 통합을 택하면서 공용 통화인 유로의 안정성도 높아졌다.
미즈호 인터내셔널의 피터 챗웰 유럽금리전략부문장은 블룸버그에 "회복기금이 타결된 것은 유로존이 언젠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잠재웠으며, 이로 인해 유로를 사용한 경제활동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통합의 의지는 유로화의 통용성과 자산가치 상승에도 일조했다고 크레디아그리콜과 미즈호 인터내셔널은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유로 경제회복기금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달러는 세계 1위 준비통화의 지위에 대한 질문을 재차 받고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증시의 호재도 유로화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복기금이 유럽 지역 주식의 매력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유로화 가치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장기적으론 달러 위상 균열"···"달러대비 30%이상 오를 것" 전망도
여전히 국제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은 높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외환거래의 85% 이상이 달러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국제무역의 결제 절반도 달러로 이뤄진다.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유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밖에 안된다. 그나마 최고점을 찍었던 때는 2009년 당시 28%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달러는 글로벌 보유고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U가 공동으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후 미국 국채를 대신할 수 있는 안전자산 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크레디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G10 외환 리서치 헤드는 "유로화 기반의 부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회복기금은 달러 중심의 글로벌 통화시장에 다양성을 강화시켜줄 것"이라면서 "보유고 비중 중 달러의 비중은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달러 하락론을 주장해 왔던 A.G.비셋의 울프 린달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6개월 내 유로가 달러 대비 3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로당 달러가 1.14달러를 넘어선 뒤 유로의 강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챗웰 부문장은 “중기적으로 보면 회복기금은 미국 국채와 달러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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