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의 선택] 트럼프 예상 밖 선전…잠 못이루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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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1-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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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안갯속에 갇혔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넉넉히 앞서며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아직 경합주들의 선거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우위를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재선'을 선언한 것이다. 선거인단 매직넘버인 270명에 한참 못 미친 213명 확보에 불과했지만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 16명이 걸린 미시간, 10명이 걸린 위스콘신에서 우위를 이어가면서 승리를 확신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대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뒤집혔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예상했다. 전국 지지율은 물론이고 주요 경합주 지지율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밀렸다. 선거 전날인 지난 2일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51.5%)는 트럼프 대통령(44.4%)을 7% 포인트(p) 정도 앞섰다. 선거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전체 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6.5%p 차로 트럼프를 이기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 7.8%p보다 좁혀진 것이다. 또 다른 선거예측 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전국 여론 조사에서도 바이든이 8.4%p의 우위를 기록했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큰 격차였기에 바이든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바이든 후보는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네소타도 성적이 좋으며 조지아는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다"면서 "기대하지 않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펜실베이니아주는 6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하기 때문에 법적 다툼 여지가 크다. 대선 후 미국의 불안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곳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 6개 경합 주였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이른바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렸다. 

바이든 후보가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이었던 애리조나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초반 트럼프에게 밀렸다.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의 박빙이 선거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RCP는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불과 2.9%p 앞서고 있다고 지난 1일 발표했었다. 이는 일주일 전의 4.8%p에서 2%p가량 하락한 것으로, 날이 갈수록 간격이 좁아졌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 후보로 확정된 이후 가장 많이 방문하면서 공을 들였던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겉으로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가 2020년에도 대거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성향을 밝히지 않는다. 때문에 2016년에도 수많은 여론조사들이 트럼프 승리 가능성을 놓쳤다 올해는 상당수 여론조사업체가 교외 거주자, 교육 정도가 낮은 유권자에게 가중치를 부여했지만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를 잡아내지는 못했다.

앞서 갤럽 자문인 크리스토스 마크리디스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와 조너선 야쿠보스키 오하이오주 우드카운티 공화당 의장은 대선 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비판하면서,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들은 여론조사 표본이 인구 구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샤이 트럼프들의 결집이 판세를 뒤집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대거 자금을 투입하면서 경제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 외 선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몸을 사린 바이든 후보의 소극성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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