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국적항공사 탄생] 조원태, 아시아나항공 인수 '빅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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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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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7위' 항공사로 우뚝...경쟁력 강화

  • 정부도 항공업계 살리기 차원 지원키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빅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진그룹 '한 지붕' 아래 국내 1·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놓이면서, 세계 7위 규모의 국적항공사 탄생을 앞두게 됐다.

정부는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빠진 항공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개편이 절실하다고 보고 이번 인수를 지원키로 했다. 조 회장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우선 자회사로 운영한 이후 통합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창립한 이후 32년간 이어진 국내 항공업계 양강 체제가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로 재편되는 셈이다.

KDB산업은행도 이날 양사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이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이와 함께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2조5000억원 규모)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거래를 통해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톱7'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화물 운송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은 29위로,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 규모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해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달성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늘리고,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조 회장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輸送報國)'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양사 임직원들이 처우와 복지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인수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임직원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와 채권단의 정책적인 결정"이라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려도 큰 상황이다. 양사의 합병이 순항하려면 시장의 독과점 우려와 양대 노동조합의 반발 등을 해소해야 한다. 조 회장과 대립해온 한진칼의 최대 주주인 '3자연합'이 인수를 반대하는 점도 변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운송업은 네트워크 사업이기 때문에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노선, 스케줄, 정비 등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고, 양사의 중복노선·독과점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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