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낮은 유료방송 이용 요금이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10일 열린 '콘텐츠 산업 선순환 구조 정립 방안' 세미나에서 "국내 유료방송 채널당 이용료가 50~100원에 불과하다"며 "유료방송 저가화는 영상콘텐츠 시장 전체 유입 재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개 보완재나 대체재의 가격이 기존 상품보다 비싸기 어려워, 유료방송의 보완재에 가까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이용 요금을 마냥 높게 부를 수는 없을 것이란 의미다.
천 센터장은 "유료방송사들은 이용 요금을 올릴 수 없으니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의존하게 되고, 사업자 시장에서의 혁신을 바라기 어려워졌다"며 "다만, 요즘 2030세대는 콘텐츠에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으니 가격 인상 방향도 고려해보는 게 어떤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혁 SK브로드밴드 본부장은 '비즈니스 모델(BM)'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매출의 75%를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이유는 새로운 볼거리로 유료 가입자를 확보해 투자금이 요금으로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이는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쳐 자본이득까지 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OTT는 유료방송의 보완재일 가능성이 크다"며 "콘텐츠 판매 수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선 OTT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계, 정부와 함께 '라운드 테이블' 구성에 대한 희망사항도 내비쳤다.
다만, 김종인 CJ ENM 상무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관점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 인력과 제작비 회수 문제에 직면한다"고 토로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자체 제작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아 결국 '다양성 훼손'이라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는 "한 프로그램이 수십 개의 채널에서 한 주동안 200회 방영되기도 한다"며 "그래서 채널은 많아도 볼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기존의 채널 패키징은 줄어들고 소비자직접판매(D2C)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플랫폼의 해외 진출'이 필수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과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적·부정적 시각이 나뉘는데, 확신할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관계 부처가 협력해 앞서 발표한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을 이행하는 등 다양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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