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A씨는 탄원서에서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언젠가 쓴 입장문에서 '이렇듯 제 소개를 하는 것이 익숙해질까 두렵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정말로 익숙해진 저 스스로가 처량하게 느껴집니다"고 말하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신경정신과 진료가 익숙해졌고, 3초 만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며 “살이 찔까 봐 저녁도 거르던 제가 한밤중에 일어나 기억에도 없는 음식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약 없이는 한 시간도 잠들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게 모두 오거돈 때문이다. 4월 7일 그날 시장 집무실에서의 역겨운 일 때문이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내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하며 재판장에게 호소했다.
탄원서에서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담겨 있었다. A씨는 “강제추행의 증거 그 자체인 피해자인 저를 없애버릴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을지 너무나 불안하고 무섭다”며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사주받은 사람이 저를 죽이지 않을까 매일 저녁 집에 오는 걸음마다 덜덜 떨며 뒤를 돌아본다. 사건 직후 ‘저는 절대 자살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갑자기 죽으면 반드시 부검해주세요’라는 글을 쓰고 지장을 찍어 집 어딘가에 숨겨놓은 것도 이런 불안함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만이라도, 올해 연말까지만이라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가해자는 신나게 거리를 활보하고 피해자는 가족들로부터도 숨어 구속을 탄원하는 글을 쓰는 이 상황을 부디 안타깝게 여겨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부산성폭력상담소가 주축이 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까지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오 전 시장 구속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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