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문석진 서대문구청장 ​"경쟁 아닌 상생...신촌 재생해 청년들의 '광장 문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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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3-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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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지역사회, 자치구 합작해 청년들의 미래에 투자해야

  • 젊은 창업가들 계속 나와줘야 도시 지속가능성 높아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아주경제와 만나 신촌에 창업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신촌에 젊은이들의 광장을 조성하겠다. 인문·역사·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청년들이 모여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 도시의 지속가능성도 무한대로 열린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최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촌이 생명력을 잃은 이유는 지역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문화로 흘러갔기 때문"이라며 "청년창업과 주거공간을 결합해 신촌을 새로운 아이디어가 움트는 창조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은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9개 대학이 밀집한 청춘들의 '지성의 요람'이지만 수년전부터 유흥업소와 모텔촌 등이 번성하면서 지나치게 향략적인 문화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 구청장은 신촌 일대에 '광장의 문화'를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청년들의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창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주거비에 대한 고민 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만남의 장'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청년창업꿈터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대문구는 2017년부터 낡은 모텔을 매입해 창업공간으로 바꾸는 청년창업꿈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촌 지역의 낡은 모텔을 서울시와 SH가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 창업자들에게 최대 2년간 소정의 관리비만 받고 제공하는 사업이다.

입주청년들은 사무실 임대료와 주거비용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창업 활동에만 집중 할 수 있다. 실제 불가사리를 원료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드는 스타스테크의 양승찬 대표는 2017년 청년창업꿈터에 입주해 회사를 키웠고, 지난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방문에 동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본업에 집중하며 창업에 성공하려면 투자와 공간, 네트워크 외에도 주거에 대한 고민이 해결돼야 한다"면서 "신촌 스타트업 청년주택과 신촌 일대 청년창업시설을 연계해 창업 진입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춰 신촌벤처밸리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년창업꿈터가 늘어날수록 주변 반대도 많았다. 한 건물당 수백가구 규모의 청년주택이 들어서는 것은 이 일대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데 청년주택까지 생겨서 신촌에서 원룸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매우 많았다"면서 "이 분들과 끊임없이 만나서 '시장과 경쟁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설득했고, 단순 청년주택이 아닌 스타트업 창업 주택으로 콘셉트를 바꿨고, 공학적 벤처 문화에 소외받는 인문계열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입주시키고 있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룸, 모텔사업자들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주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비어있는 원룸, 모텔을 빨리 정부가 매입하게하고, 리모델링을 해서 지역에 당장 필요한 공간을 만들어 공급하는 일은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이 청년들의 미래에 일종의 '합작투자'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촌 기차역 인근 바람산에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문 구청장은 "바람산은 올 하반기에는 청년들이 모여 풍경을 보고, 음악도 듣고, 음식도 먹으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아카데믹한 광장으로 새로 태어날 것"이라며 "거기 모인 청년들이 모두 미래의 테슬라 같은 기업을 한 개씩 만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또 젊음이 특권인 만큼 마음껏 바람 좀 나보자는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문 구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예전 것을 답습해 개선하는 개념이 아니라 세계관을 바꿀만한 새로운 문명이 시작될 것"이라며 "과거에 우리가 환경 친화적 마을을 만들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전기차, 수소차 등 자동차 시장 생태계 변화에 따른 동네 인프라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지원도 꾸준히 진행한다. 그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금(현물) 지원에 그치지 않고 보다 근본적으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 판로사업(온라인몰 등), 창업센터 확대 등 지역 기반의 경제가 되살아 날 수 있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기후위기대응과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공공건축 그린리모델링, 그린 모빌리티(마을버스 전기차량 보급),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구축, 에너지 자립도시 등 자치단체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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