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스푸트니크V 백신 왜 또 거부했나…"안전성 결함vs미국 정치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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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4-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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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백신 안전성 위험 요인 여전해 승인 거부"

  • 1월에 이어 두번째 승인 거부…"모든 단계서 결함"

  • 스푸트니크V 측 "미국 정치적 개입으로 인한 결정"

브라질 보건당국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을 재차 거부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측은 미국의 압박에 다른 정치적 의도가 포함됐다고 반발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의약품 규제당국 안비사(ANVISA)는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 승인 여부와 관련된 회의를 진행한 결과, 해당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위험 요인이 남아있다고 판단해 승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로이터통신]


아울러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대부분의 국가가 국제적 권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승인 거부 배경으로 내세웠다. 특히 안비사는 미국과 유럽 당국의 승인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안비사는 이날 성명에서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 임상 연구의 모든 단계에서 결함을 확인했다”며 “제품이 계속해서 생산·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제조 조건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보건당국이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조사를 위해 러시아에 관련 팀을 파견했으나 해당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국립연구소 가말레야(Gamaleya)가 브라질 조사팀의 연구소 접근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안비사는 지난 1월에도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스푸트니크V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 보건당국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 “정보나 과학에 대한 접근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반격했다. 이어 지난 1월에 발표된 미국 보건부 보고서를 거론하며 브라질 당국의 이번 결정이 당시 불거졌던 미국 당국자의 브라질 설득 논란을 사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시절인 지난 1월에 발간된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연례보고서에는 HHS의 국제 문제 담당 부서(OGA) 외교적 노력에 ‘브라질이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 발간 당시 해당 내용은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푸트니크V 측이 지난달 해당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찍은 사진을 백신 관련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재하고, 미국의 정치적 개입을 주장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의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 승인 문제는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적 갈등 요인으로 불거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푸트니크V 코로나 19 백신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브라질 보건당국의 승인 거부를 두고 “61개국에서 승인을 받은 백신의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에 따른 정치적 의도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스푸트니크V(코로나19 백신)는 깨끗하다. 스스로 증식할 수 있을 정도로 복제 능력이 뛰어난 아데노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안비사 관계자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안비사 관계자는 이날 스푸트니크V 승인 거부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가 본 비판적 요소 가운데 하나는 이 백신에 증식이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이라며 바이러스 운반을 위한 전달체 역할을 하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스스로 증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은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 26형과 5형을 전달체로 이용하는 벡터 방식 백신이다.

벡터 백신은 인체에 해를 주지 않도록 처리한 전달체 바이러스에 코로나19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넣어 인체에 주입한다. 전달체 바이러스가 체내에 주입되면 인체 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를 읽은 뒤 항원 단백질을 합성하고, 이 항원 단백질이 코로나19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코로나19 백신도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된 백신이다. 이와 관련 앞서 의학계에서는 AZ와 얀센 백신의 ‘희귀혈전’ 부작용 사례가 아데노바이러스에 따른 과잉 면역반응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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