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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치타가 진짜 빠른데 체온 조절 기능이 부족해서 멀리 못 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그래서 아직 안 뛰고 있다.”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
1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와 만난 유 후보가 “저희 자주 못 보지만 제가 자주 보고 싶을 때에 책상 위에 두고 좀 보시기 바란다”며 치타 인형을 선물하자 나온 말이다. ‘유치타’는 유 후보의 지지율은 낮지만 후보자 간 토론회 등을 기점으로 금세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것이란 뜻을 담은 인터넷상 밈(Meme)이다.
이 대표와 유 후보는 바른정당 창당 등 정치적 행보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정치적 동지이지만, ‘공정성 논란’에 따라 이 대표의 취임 후 회동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국민께, 그리고 당원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에서 대표의 경선 공정성이라는 게 엄중해 최근에 유 후보와의 소통이나 유 후보 캠프의 요청을 많이 거절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유 후보는 “당 대표 취임 전에 가까웠던 인연 때문에 조심을 많이 했다. 그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대표님도 너무 조심하는 것 같더라”라며 “취임 전엔 ‘유승민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셔서 오해도 받고 공격도 받고 했는데, 대표가 되더니 그런 말씀 한 마디도 안 하셔서 제가 좀 섭섭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유 후보는 “다음 대선은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 달렸다. 제가 후보가 되면 이 대표와 궁합이 제일 맞지 않겠나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며 “대표께서 안 도와주셔도 제가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또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언급하며 “한국 정치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 대표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저도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유 후보께서 20년간 정치 행보에서 보여온 엄중함을 버리고,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시고, 며칠 전 치타 인형을 갖고 방송하시는 걸 보면서 변화가 시작되긴 하는구나, 명확하게 체감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걸(치타 인형 선물) 한다는 거 자체가 변화가 시작된다는 걸 제가 인정할 수 있는 거 같다. 몇 년을 기다린 변화인가. 변화를 축하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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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선물한 '유치타' 인형을 받고 웃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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