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민단체 "금융사,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위험성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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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9-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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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기자회견 통해 엄정한 수사 촉구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하나은행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사기 주범 경찰청 고발장 제출' 기자회견에서 신장식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이하 헬스케어펀드)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3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금융정의연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피해자연대,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대위 등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판매사 하나은행과 관련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을 사기 판매 등 혐의 고발 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고, 이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작년 7월 펀드를 사기 판매했다며 하나은행 등을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요청했으나 진척이 없다며 올해 9월 범죄 혐의를 추가해 서울경찰청에 다시 고발장을 냈다. 고발 대상은 판매사 하나은행과 자산운용사 7곳, TRS 증권사 3곳이다. 이들은 "이미 펀드 부실을 인지하고 있던 정황이 확인되고 있는데 하나은행에서는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방 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1000억원어치 넘게 팔았다. 이탈리아 정부 산하 기관이므로 이탈리아 정부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안정적으로 자금 회수가 가능하고 채권 유동화를 통해 5%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Fund of Funds) 즉 재간접 펀드로 이탈리아 의료 매출채권에 투자하도록 설정됐다. DB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브이아이자산운용(구 하이자산운용), 아름드리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 JB자산운용이 하나은행을 판매사로 시리즈로 판매했으며 판매금액은 총 1528억원, 506개 계좌에 달한다.

그러나, 2019년 말부터 상환이 연기되다가 지난해부터 아예 환매가 중단됐다. 양수광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연대 대표는 경찰 조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판매사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도 펀드 부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이어 "판매사는 자금 대부분을 만기가 짧고 회수가 확실한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였지만, 사실은 만기가 길고 회수가 불투명한 매출채권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기 상환시점을 펀드 설정일로부터 13개월이 되는 때 단기 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본 펀드를 판매했으나 13개월의 상환기간은 당초 환헤지를 위한 자동만기연장(FX스왑계약의 롤오버) 기간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조기상환은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실련 등은 "판매사들은 최소 5∼6%의 확정적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취지로 투자자들을 기망했으나 TRS 증권사들이 원래의 담보유지비율 30%를 100%로 상향해 증거금을 유지한 것을 볼 때 이미 관계사들은 위험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하나은행과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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