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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는 여자들이 대결을 펼친다. 팀끼리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단계 별 꼴지는 탈락이다. 요즘 가장 큰 화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다. 시청률 1%만 돼도 ‘대박’인 케이블TV에서 3.9%(19일 기준)를 기록했고, 유튜브 조회수는 3억뷰를 훌쩍 넘었다.
거침없는 길거리 댄서들이 무지막지한 개싸움을 벌일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들 각자 모두 실력 있는 프로페셔널 춤꾼들이다. ‘춤생춤사’, 춤에 살고 춤에 죽는, 진정 춤을 사랑하는, 춤으로 밥벌이를 하는 이들이 자존심을 걸고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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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우먼파이터 로고. 사진=엠넷]
▶그렇지만 위 스우파의 특장점을 대선판에 대입하면 어떨까. 대선을 오징어 게임으로 만드느냐, 스우파처럼 되게 하느냐는 유권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스우파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대통령으로 뽑을 사람과 세력에 스우파의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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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에 참여한 8팀. 사진=엠넷]
메가 크루(다수가 참여한 대형 무대) 미션에서 라치카는 스우파에 참여한 8팀의 상징 깃발을 모두 들고 나왔다. 라치카 리더 가비는 “모두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경쟁하면서도 서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경쟁하면서도 서로 존경하는 경선판인지, 대선판이 될지, 그런 대선 후보가 과연 있는지 꼼꼼히 들여다보자.
대선은 리더인 대통령과 그 팀을 뽑는 선거다. 어느 후보와 세력이 과연 위 기준에 얼마만큼 부합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할 거다.
▶“직업에 대한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를 생각 못하지?” 프라우드먼 리더 모니카가 한 이 말도 스우파와 대선이 맞닿는 지점이다. 모니카는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해서 경쟁을 하는 다른 팀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여성 댄서들이 뭉쳐서 잘하는 걸 보여줘야지 연예인들을 불러 인맥을 자랑하고 인기를 구걸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여지없이 유명 연예인이나 이른바 셀럽(저명인사)들이 대선 후보 옆에서 기웃거릴 터. 그들의 화려한 모습에 가려 대통령이라는 직업의 정체성, 본분을 잊지 않는 후보를 찾아보면 좋겠다.
종합적으로 대선 당내 경선을 이미 치른 민주당이나 지금 진행 중인 국민의힘 등 여야에 스우파 크루와 리더의 모습을 비춰보자.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가 그런 캠프와 당, 팀 플레이를 제대로 하는지 잘 지켜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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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바닥에 그려진 오징어 게임 공간.]
스우파는 오늘(26일) 밤 마지막 생방송,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내년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26일 기준 133일, 19주 남았다. 누가 되든 대선 과정과 결과가 오징어 게임 말고 스우파처럼 되길 바란다.
"제발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오징어 게임을 막은 그 1표, 당신이 갖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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