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에 이어, 안양대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오류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윤 후보는 “저쪽에서 떠든 거 듣기만 하지 말고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던 ‘김건희 리스크’가 일부 드러난 것으로 향후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윤 후보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들어가면서 취재진과 만나 격앙된 어조로 “무슨 교수 채용 이렇게 말하는데 시간강사라는 것은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 현실을 잘 좀 보시라”며 이렇게 말했다. 부인이 전임교수 채용 경위와 허위 경력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전날 YTN은 김씨가 수원여대 겸임교수(2007년 3월~2008년 2월 강의) 임용 당시 제출한 지원서에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재직 경력,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 등 가짜 이력을 썼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교수 지원서 경력 사항에 2002년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었는데, 이 협회는 2004년 설립된 단체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협회의 전신인 게임산업연합회와 게임산업협회에서 정책실장과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던 최승훈씨는 “김건희라는 분과 함께 근무한 적은 물론 본 적도 없다”며 “김씨가 인터뷰에서 해명한 내용은 제가 기억하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서도 수상 경력 등을 거짓으로 쓰거나 학력을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은 김씨가 학교에 제출한 서류 수상 내역에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한 것이다. 주관기관은 ‘문화관광부대한민국’으로 적혀 있다. 2004년 당시 대상은 ‘㈜캐릭터플랜’(이동기, 양지혜)이 제작한 ‘해머보이 망치’라는 작품이 수상했다. 민주당은 “주관기관인 문체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이 아닌 어떠한 수상자 명단에도 김건희씨 또는 김명신씨 이름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이날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허위 이력과 관련한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성동구 ‘가온한부모복지협의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기획공세가 부당하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와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획 공세’와 관련된 질문엔 “여러분이 판단하라, 아침 (김어준의) 뉴스공장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일어지는 것을 보니 이건 뭐 우연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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