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표류하던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공터로 방치됐던 2만9000㎡에 이르는 철도 유휴지에 최고 38층 높이의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세부개발계획안'을 수립하고,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주민 열람공고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서울로7017과 염천교 수제화거리 사이 약 2만9000㎡의 철도 유휴지(중구 봉래동2가 122 일대)에 총 5개 건물로 이뤄진 연면적 35만㎡ 규모의 전시·호텔·판매·업무복합단지가 들어선다. 건물 규모는 최대 지하 6층∼지상 38층에 이른다.
이곳에는 도심‧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 수준의 회의장‧전시장을 갖춘 컨벤션(MICE) 시설도 들어선다.
앞서 서울역은 국가 중앙역이라는 위상에도 자재‧물류창고를 제외한 철도용지 대부분이 장기간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돼왔다. 지상 철로가 서울역 일대를 단절시켜 지역 간 발전 격차를 유발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을 통해 나오는 공공기여금 약 2900억원을 활용해 서울역 일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먼저 인프라 확보를 위해 서울역 동서 지역과 주변 공공시설을 연결하는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해 지역 간 단절을 개선한다. 또 서울 균형 발전을 위해서 동작구 남태령공원, 강동구 암사역사공원 등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토지보상 등에 투자한다. 서울시민 삶의 질을 높일 공원녹지와 편의시설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작년 4월 코레일(토지소유자)·한화 컨소시엄(사업자)과 사전 협상을 통해 큰 틀의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은 2008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민간사업자가 사업성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등 10년 넘게 표류 중이었다.
서울시는 사업 재개를 위해 2018년 개발 방향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코레일에 제시했고, 2020년 4월 코레일과 한화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사전협상제안서를 제출하면서 협상 논의가 재개됐다. 이후 약 10개월에 걸친 3자 간 사전협상 끝에 2021년 3월 개발계획안을 확정했다.
도시관리계획은 주민 열람공고 이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건축 인허가 등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3년 착공해 2026년 준공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국가 중앙역이자 유라시아 철도시대 국제관문으로서 서울역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도심‧강북권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MICE 시설을 포함한 고밀복합개발로 침체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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