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도 폭풍전야…한때 장단기 금리역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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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2-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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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보유자산 매각 나설까

미국 국채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충돌의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물가지표는 국채 금리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40년래 최대치로 솟아오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을 더욱 공격적인 금리인상의 길로 밀어넣을 확률이 커진 탓이다. 

그러나 11일 미국 당국이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러시아는 침공 계획에 대해 부인했지만, 여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워지면서 최근 단기금리는 크게 상승했다. 이에 잠시 10년물과 7년물 금리가 역전되기도 했다. 장기국채 금리가 단기국채를 앞지른 것이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경기 침체를 알리는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주말 미국 채권시장은 단기 금리 인상, 수익률 곡선 완화, 10년물과 7년물 금리 역전 등 변동성이 매우 커진 모습을 보여줬다. 트래저리파트너스의 리처드 사퍼스타인 최고투자책임자(CF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이번 시장이 매우 불안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로 상승했던 장기국채의 금리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예상 이상의 수치를 보이자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드는 이른 플래트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년물과 30년물 수익률 격차가 40bp(베이시스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지면서, 2018년 이후 가장 격차를 줄였다.

블룸버그는 "(채권 시장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장·단기 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양적긴축을 사용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재 연준의 자산은 9조 달러에 육박한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연준이 자산을 어떤 식으로 줄일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 공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연준이 양적긴축에 나설 경우 장기국채 금리가 단기국채 금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장기국채의 양을 줄일 경우 시장에 풀리는 장기국채의 양이 늘면서 금리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7회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경기는 위축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장기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제한적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은 경기침체의 신호로 인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투자자들의 전망이 침체의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위즈덤트리 인베스트먼트의 케빈 플라나간 채권전략부문장은 “연준은 아마도 장·단기 금리 역전을 원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향후 채권과 10년물 국채 가격 흐름에서 연준의 자산 긴축의 중요성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경우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더욱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연준은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 혹은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팔아버리는 방식으로 자산 축소에 나설 수 있다. 

채권전문투자회사 트웬티포에셋매니지먼트의 마크 홀먼 최고경영자(CEO)는 "수익률 플래트닝은 단연코 연준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라면서 "만약 연준이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고 장기국채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를 원한다면 자산 매각에 나서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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