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탄 주주행동주의]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주주권 행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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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3-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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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3월 주주총회 개막과 함께 자산운용사들의 주주권 행사 움직임이 예년보다 거세지고 있다. 배당 강화는 물론 이사 추천, 회사 측 안건에 대한 반대표 행사까지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며 운용사와 회사 측 표 대결이 어느 때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31일 예정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 곽준호 전 케이씨에프테크놀러지스 CFO(최고재무책임자)의 감사 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운용 대표는 주주제안 배경에 대해 "(에스엠은) 거버넌스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자본시장 인식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반 판매량이나 국내외 K팝 시장의 지배력과 비교해 시가총액은 경쟁사보다 못하다는 지적이다. 얼라인파트너스운용에 따르면 에스엠의 시총은 약 1조5763억원으로, 하이브(10조8553억원)의 6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운용은 최대주주와의 대규모 특수관계인 거래, 주주환원정책 부재 등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낮은 신뢰도가 저평가 현상의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에스엠 측은 임기영 한라그룹 비상근 고문을 감사 후보로 내세웠다. 

사조오양 지분을 보유한 차파트너스자산운용도 오는 24일 주총에서 주주권 행사에서 나설 예정이다. 차파트너스는 지난 15일 사조오양에 감사위원 선임과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을 골자로 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차파트너스 측은 "사조오양 시총이 회사가 소유한 부동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900억원대에 그치는 것은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라며 "이사회로부터 독립적인 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차파트너스운용은 사조오양 외에도 토비스, 상상인 등 상장사에 대해서도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이 밖에도 SK케미칼 주주인 안다자산운용이 회사 측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지난 15일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한 상태다. 전광현 대표이사 재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약 587억원의 배당 등이 반대를 요청한 안건이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 ESG투자본부 대표는 "SK케미칼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해외 경쟁사와 국내 주요 상장사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배당률을 유지하며 주주들에 대한 이익 환원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크게 늘면서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운용사들의 주주권 행사에 동참하는 소액 주주들도 여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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