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 선두주자 카사부터 루센트블록·펀블까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재빈 기자
입력 2022-04-03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물을 주식처럼 상장시켜 소액 단위로 투자하는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0년 첫 건물을 상장시킨 카사(Kasa)에 이어 루센트블록과 펀블 등 후발주자들도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들 부동산 조각투자가 증권성을 인정받으면서 기존 대형 증권사들도 이들과 손잡고 대체투자 시장 활성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 부동산 조각투자 1세대 카사, 앱 다운로드 수 32만명 돌파… 공모 총액 242억원

3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 첫 건물을 상장시킨 카사는 3월 말 기준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 32만명을 돌파했다. 앱 발매 당시 다운로드 수가 2만5000건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다운로드 수가 1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상장 자산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현재 공모액 기준 상장액은 총 242억7000만원에 달한다. 건물별 상장일과 공모액은 △역삼 런던빌 2020년 12월 101억8000만원 △서초 지웰타워 2021년 7월 40억원 △역삼 한국기술센터 2021년 9월 84억5000만원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 2022년 3월 16억4000만원 등이다. 4개 건물의 공모 참여자 수는 도합 1만3879명이다.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도 개선되고 있다. 1세대 거래소인 카사가 1호 건물 상장 이후 분기별 임대 배당 수익을 꾸준히 지급하고 3호 건물 매각에 성공하면서다. 카사가 상장시킨 건물들의 연평균 배당 수익은 3% 수준이고 3호 건물 매각으로는 10%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수익성이 증명되면서 지난해 4월 4300원까지 떨어졌던 1호 건물의 부동산유동화수익증권(DABS) 가격도 3월 말 기준으로는 5240원으로 회복됐다. 2호 건물(5130원)과 4호 건물(5200원)의 DABS 가격도 공모가(5000원)를 웃도는 중이다.

◆ 루센트블록·펀블도 조각투자 시장 참전… 2분기부터는 '삼파전'

4월에는 2곳의 거래소가 추가로 문을 열면서 대체투자 시장을 찾는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더 넓어진다. 각각 루센트블록과 펀블로 1세대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업체들이다.

먼저 문을 여는 거래소는 루센트블록이다. 지난 3월부터 앱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루센트블록은 4월 초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김정섭 루센트블록 CBO는 "강남권을 포함해 다수의 지역에서 부동산 자산 상장을 논의하고 있다"며 "서비스 개시와 함께 1호 건물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루센트블록의 강점은 키 테넌트다. 상업시설이나 쇼핑몰 등에 고객을 끌어모으는 핵심 점포를 뜻하는 키 테넌트는 멀티플렉스 극장이나 대형서점, 키즈카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루센트블록은 이들 키 테넌트가 입주한 부동산을 상장시키거나 상장 건물에 키 테넌트를 유치할 계획이다.

통상 키 테넌트가 입주한 부동산의 가격은 인근 지역 대비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는 글로벌 커피프렌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는 '스타벅스 효과'라는 단어도 존재한다.

김 CBO는 "우리는 음식료(F&B)와 공유오피스, 호텔 등 키 테넌트가 될 수 있는 업체가 파트너사로 함께하는 구조"라며 "일부 상장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주주우대권을 제공하는 것처럼 루센트블록 상장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도 입점 업체 쿠폰 등을 제공하면서 긍정적인 투자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펀블도 4월에 앱을 공개한다. 다만 1호 건물 공모는 5~6월로 예정돼 있다.

펀블은 희소성 있는 자산을 앞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을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에서 부동산 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김기은 이사 등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나서서 상장 자산을 물색한다.

조찬식 펀블 대표는 "기존에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희소성 있는 자산을 1호 건물로 상장시킬 예정"이라며 "감성적인 코드가 담긴 랜드마크 건물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사도 4월에 5호 건물을 상장시키면서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5호 건물은 주요 관광지인 동대문역사공원 인근에 위치한 '부티크호텔 르릿'이다. 공모 총액은 22억원이고 배당수익률은 현 임대차 계약 기준 3년간 연 5% 수준이다.

카사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부동산 투자로도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이미 지난해 9월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수익증권 공모(CMS, Capital Markets Services) 및 2차 거래(RMO, Recognized Market Operator)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중으로 싱가포르 거래소를 열고 글로벌 부동산 자산을 상장시킬 예정이다.

◆ 조각투자 시장 급부상에 증권사도 합류

증권사들도 조각투자 시장의 성장에 베팅하고 있다.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조각투자 시장이 증권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이 루센트블록과 협업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루센트블록과 업무협약을 체결, 계좌관리 기관으로 참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 솔루션을 공동 개발해 새로운 디지털 사업모델을 확보할 방침이다.

SK증권은 펀블과 손을 잡았다.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 시스템을 함께 구축한다. 부동산 자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해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자산 디지털화를 통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자산에 합당한 가치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동산을 넘어 탄소배출권과 예술품 등도 디지털화해 차별화된 투자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사도 새로운 계좌관리 기관을 물색하는 중이다. 기존에는 하나은행이 계좌관리 기관으로 활동했지만 금융위원회가 증권사로 바꿀 것을 권고하면서 다수의 증권사와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