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집적회로(IC) 생산량은 작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807억개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분기별 반도체 생산이 줄어든 것은 2019년 1분기(-8.7%)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3월 반도체 집적회로 생산량이 전년 동비 5.1% 감소했다. 1~2월 생산 감소폭 1.2%보다 더 커졌다. 3월 말부터 시작된 상하이 도시 봉쇄 여파로 4월 반도체 생산량은 더 감소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 지역은 중국 반도체 생산 기지다. 반도체 개발부터 설계, 제조, 패키징 테스트까지 공급망을 완비했다. 중국 1, 2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화훙반도체를 비롯해 창신메모리 모그룹 허페이 루이리반도체, 화룬마이크로전자 등이 이곳에 몰려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재확산세를 막기 위한 봉쇄령으로 상하이·쿤산 등지에 소재한 주요 생산 공장이 문을 닫았다. 쿤산에 위치한 유니마이크론(중국명 欣興), 코어트로닉(中光電), EMC(臺光電), WUS(楠梓電) 등 대만 전자업체들도 지난 12일부터 당국의 방역 정책에 따라 일제히 가동이 중단됐다.
SMIC, 화훙반도체 등 일부 기업은 직원들이 공장 안에서 숙식하는 폐쇄루프 방식으로 공장을 돌리고는 있지만 물류대란으로 자재 조달이나 납품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각 지방정부가 감염자 유입을 막기 위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폐쇄하고 화물트럭 운전사에게 코로나 검사나 강제 격리 등을 요구하면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3월 공급상 운송시간 지수는 46.5%로,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2월(32.1%)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의 한 반도체 공장 책임자는 21세기경제보를 통해 "가장 큰 문제는 물류"라며 "갑작스런 코로나 확산세에 상하이항으로 운송된 화물이 멈춰버린 상태"라며 "현재 상하이항을 피해 다른 항구로 화물을 운송해 손실을 최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자동차·컴퓨터·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쓰이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맥북 공급업체인 콴타 컴퓨터와 애플 아이폰 제조업체인 대만 페가트론의 상하이·쿤산 공장이 문을 닫았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안후이성 허페이 생산공장도 부품 부족으로 가동을 멈췄다.
상하이에서 1000㎞ 넘게 떨어진 '세계의 공장' 광둥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지 기업 관계자들은 21세기경제보를 통해 "상하이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공급망 기지인데, 최근 코로나로 물자 운송이 어려움에 부딪히며 원자재나 부품 납품기한이 모두 길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서둘러 반도체 기업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켜 예외적으로 생산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중국 부총리도 18일 산업망 안전 관련 전화회의에서 물류 산업 종사자들에게 전국 통일 통행증을 발급해 48시간 내 실시한 코로나19 핵산 검사 결과를 전국 차원에서 상호 인증하도록 보장하는 등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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