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과 2019년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한미약품은 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으로도 FDA에 신청서를 냈다. 올해 미국 FDA를 통과하는 국산 6호와 7호 신약이 동시에 탄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31일 미국 FDA 산하 약물평가연구센터에 따르면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승인 거부된 이후 재신청한 롤론티스가 9월 다시 승인 심사를 받는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처음으로 내놓는 G-CSF 계열 바이오신약이다. 세포독성화학요법(항암화학요법) 투여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중증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되는 약효 지속형 신약이다. 이 약은 고형암과 악성 림프종에 대한 세포독성 화학요법을 투여받는 환자의 중증 호중구 감소증 기간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관련기사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국내 시장 규모는 800억원대, 미국에서만 4조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 암젠의 뉴라스타가 이 시장을 오랜 기간 독점하고 있다.
2012년 한미약품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된 롤론티스는 그간 미국 FDA 승인에 번번이 실패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바로 승인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9년 롤론티스 승인 신청 당시에는 FDA 현지 실사가 발목을 잡았다. FDA는 한미약품 평택공장 제조시설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스펙트럼에 보완요구서한(CRL)을 전달했다.
7호 FDA 승인 신약 후보인 포지오티닙은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 또는 전이성 'HER2 Exon 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이다. 아직까지 이 적응증으로 미국 FDA가 허가한 치료제는 없다.
이런 이유로 포지오티닙은 3월 FDA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약물은 각 개발 단계마다 FDA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특히 우선 심사를 받게 되면 시판허가 신청 시 FDA 검토 기간이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또한 포지오티닙은 임상 2상 결과만으로 현재 FDA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종 임상인 3상 전에 심사를 받아 의료 현장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허가 여부는 올해 11월 24일 전 발표될 예정이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에 대한 미국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포지오티닙이 FDA 허가를 받는다면 한미약품은 기술 수출 신약에 대해 첫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내게 된다. 특히 출시 5년 차가 되는 2027년 두 제품 합산 매출액은 약 4500억원, 한미약품으로 반영되는 영업이익은 약 600억원(2022년 영업이익 대비 약 38%)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포지오티닙은 롤론티스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롤론티스는 한미약품 평택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면 포지오티닙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며 "현지 실사 역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진행되기에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FDA가 '신약 허가 긴축'에 들어간 점을 고려할 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2분기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은 단 6개 품목으로 2015년 2분기 4개 품목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