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패닉장에서 살아남는 방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성모 기자
입력 2022-08-29 15: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8분 남짓한 잭슨홀 발언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렸다. 연준이 그간 보여온 매파적 행보에서 조금 벗어나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기대감이 무참히 무너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3% 이상,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 가까이 급락하는 검은 금요일이 연출됐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 증시 대비 다소 취약한 우리나라 시장은 충격이 더 크다. 이미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2% 이상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5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짧고 명료했으며 강력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최우선 과제로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것임을 알렸고, 연준이 해야 할 일은 ‘물가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지만 자신들의 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설 것이라는 확고한 스탠스를 알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두 가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미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발언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봐온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풀 꺾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희망했던 이들의 “이럴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예상했던 그룹도, 이를 몰랐던 그룹도 하락장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물은 이미 엎질러진 만큼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성장주보다는 실적을 바탕으로 한 가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확실한 건 전쟁과 같은 초대형 악재가 없다면 주식시장은 우상향한다는 점이다. 2017년 초 증권부로 발령 났을 때 일이다. 여의도 커피숍에서 만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같은 장은 앞으로 다신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코스피는 1900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해온 박스권 흐름을 지속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살아난 증시는 그해 10월 코스피 지수가 2500을 돌파했고, 2018년 1월에는 2600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나타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하락한 증시는 2020년 초까지 다소 침체된 흐름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코스피는 186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각국의 양적 완화 등으로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장이 이어졌다. 1800 중반에서 3000까지 오르는 데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모든 종목이 시장에 비례하진 않는다. 하락장에서도 성공하는 종목이 있는 반면 하락장에서 더 크게 빠지는 종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우량주 투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우량주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렵다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종목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현 시장의 흐름을 보면 ‘존버’라는 단어가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X나 버티기’의 준말로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붐이 일면서 함께 확산된 신조어다.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들이 이를 만회하기까지 버티자는 말이다. 이는 곧 장기 투자와 궤를 같이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아직까지 외국인들의 놀이터라는 지적이 많다. 해외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큰 반면 상승 폭은 작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기대해볼 만한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세계적 투자자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했던 투자 격언을 마지막으로 글을 끝마치려 한다.
 
‘10년을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