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다수 금통위원들, 지난달 '빅스텝' 결정 배경은 "환율·물가 안정화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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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1-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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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사상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주요 배경에 물가와 원·달러환율 상승(원화 절하) 해소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려 이달 있을 연내 마지막 금통위에서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1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한 위원은 "지속되는 물가 상승 압력을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의 금리 인상을 통해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를 제시하고 원화 실질가치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빅스텝'에 힘을 실었다. 

또다른 위원도 "기준금리를 통상의 인상 폭보다 큰 0.50%포인트 올려 물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의 기대 쏠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기준금리의 큰 폭 인상은 외환시장의 한 방향 기대 심리를 완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올해와 내년 내수부문이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 손실은 감내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소수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 2명(주상영·신성환)은 경기침체 가능성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한 위원은 ​"여전히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 나가되, 점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경기와 고용을 과도하게 수축시키지 않으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2% 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의 상단은 3%대 초반 정도"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위원은 "기조적 고인플레이션 흐름에 대응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중후반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며 "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을 우려한 선제적 통화정책보다는 유연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와 물가 경로의 위험관리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원들 간에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의견도 첨예하게 엇갈렸다. 익명의 한 위원은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 경로가 유지된다면 통화정책 긴축기조를 이어가되, 금리 인상 폭과 속도는 향후 국내외 경제와 금융 상황을 봐가며 유연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위원은 "원화 가치에 대한 대내외 신뢰를 높일 뿐 아니라 레버리지(차입투자) 완화를 통해 금융시장 본원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제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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