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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5G 주파수 범위가 이달부터 100㎒로 동일해짐에 따라 상용화 이후 한풀 꺾였던 5G 서비스 속도 경쟁에도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서비스 주파수 범위를 기존 80㎒에서 100㎒로 늘린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100㎒폭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제공해 온 SK텔레콤(SKT)과 KT는 서비스 품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파수 추가 할당 조건 이행 점검을 마치고 3.4㎓ 대역에서 타사와 동일한 100㎒ 폭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5G 서비스를 시작하고 지난 4년 동안 SKT와 KT는 100㎒ 폭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반면 LG유플러스는 인접대역과 혼간섭 우려가 있어 80㎒ 폭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혼간섭 문제가 해결되자 정부는 지난해 관련 주파수를 경매에 부쳤고 LG유플러스가 이를 1521억원을 들여 낙찰받음으로써 이통 3사 모두 동일한 100㎒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제공할 길이 열렸다. LG유플러스는 추가 할당 받은 주파수를 사용하기 위해 올해 1분기 설비투자(CAPEX)에 전년 동기보다 43.6% 늘어난 5192억원을 집행했다.
주파수 폭이 80㎒에서 100㎒로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5G 다운로드·업로드·지연시간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번화가에선 LG유플러스 5G 서비스 품질 향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파수 대역 확대는 차량이 오가는 도로 폭을 넓힌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6차선 도로를 8차선으로 확장한다고 해서 차량들의 속도가 무조건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출퇴근 시간에 길이 막힐 때는 속도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파수 폭이 넓어짐에 따라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64TRx 통신장비도 제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64TRx 통신장비는 타사가 이용 중인 32TRx 통신장비보다 안테나 소자 수가 2배 많아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정부의 5G 평가에서 SKT와 KT에 밀려 3위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평가에선 다운로드 속도 기준 △SKT 1002.27Mbps(1초당 메가비트) △KT 921.49Mbps △LG유플러스 764.55Mbps 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선 64TRx 통신장비가 보급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LG유플러스의 다운로드 속도가 1000Mbps를 넘을 것이 유력시된다.
속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T는 실외뿐 아니라 실내 5G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목표 구현을 위해 SKT는 동우화인켐과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건물 유리에 부착할 수 있는 투명안테나를 완성했고 이를 통해 실내 5G 서비스 품질을 실외와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투명 안테나는 유리에 부착한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주위 환경과 조화롭게 시공할 수 있다. 번화가 통신장비도 최신 국산 장비로 교체하며 전체 5G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KT는 무선 장비(기지국)만 5G이고 이를 보조하는 유선 장비(코어망)는 LTE인 경쟁사와 달리 둘 다 5G 장비를 쓰는 단독모드(SA)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했다. 5G와 LTE 장비를 혼용하지 않으면서 통신 지연시간이 줄어들고, 고객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는 효과도 거뒀다. KT는 이통 3사가 공동 구축하는 농어촌 공용망 지역을 제외한 전국(약 88%)에 SA 상용망을 도입했다. 올해 4월부터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차세대 통화기술로 꼽히는 '5G VoNR(5G 음성통화)' 시범 운영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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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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