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패션기업들이 회춘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명을 지우는 대신 신생 브랜드 론칭하며 MZ세대를 공략에 나선 것이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와 29CM, W컨셉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는 패션 대기업이 론칭한 신생 브랜드들이 젊은 고객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 'WMC'는 1세대 패션기업 세정의 사내 벤처 브랜드다. 웰메이드와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등 4060대를 겨냥한 의류를 주로 판매하던 세정이 젊은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선보인 브랜드다.
WMC는 '우리 모두 매 순간을 소중히(We Make it Count)'라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다. 팀원들이 사내벤처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WMC를 통해서 구현했다. WMC는 2021년 리뉴얼 론칭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간결한 실루엣과 감도 높은 디자인으로 패션 인플루언서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여성 의류 브랜드 '모먼'도 세정이 2022년 론칭한 온라인 여성복 브랜드다. 현재 29cm, W컨셉, 레이지나잇 등에 입점했으며, 지난 4~5월에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LF의 '던스트'도 성공한 사내벤처 브랜드 중 하나다. 던스트는 스트릿패션이 붐을 이루던 2015~2017년 회사의사 사업 방향성을 정하던 회의에서 우연히 탄생했다. 당시 패션리서치&컨설팅실에 근무하던 유재혁 과장이 진행한 PT를 보고 오규식 LF 부회장이 "자네가 직접 해보지 그래" 라는 말과 함께 브랜드 론칭을 지시했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에 스타일을 더한 던스트는 패션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갔다.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론칭 4년 만에 판매액은 10배로 급성장했다.
제2의 던스트를 꿈꾸는 '스페이드클럽서울'은 LF의 사내벤처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두 번째 브랜드다. 스페이드클럽서울은 2030을 타깃으로 2021년 10월 론칭했다. 자연을 가꾸고 휴식을 즐기는 '그리너리' 문화를 기반으로 한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했다. 최근에는 축구 유니폼을 모티브로 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서브 라인 '오리지널 스포츠'를 선보였다. 오리지널 스포츠는 1970년대 후반 미국 보스턴 시티를 중심으로 전개했던 스펙스(SPECS)의 오리지널 제품들을 빈티지 스포츠 무드로 재해석한 브랜드다.
올 초 성수동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는 누적 방문객이 8000여 명을 돌파하며 호응을 얻었다. 올해 2월에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단독 매장을 내면서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패션 기업들이 기존의 성공 방식을 벗어나 팀 구성과 의사결정 방식,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까지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면서 "제품에 차별화된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를 담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면 기존 기업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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