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절대로 100%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가 낯선 초보 개미들은 본인이 알고 있는 종목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면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주식은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가 선호하는 주식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대내외적인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기업 주식도 브랜드로만 주가 수익률을 지키기 힘든 시점이다. 영업실적이 부진하거나 신성장동력이 없는 기업의 경우 주가 수익률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면 올들어 양호한 영업실적과 신사업 모멘텀 등을 제시한 그룹주는 주가가 우상향했다. 이에 본지는 재계순위 10위권 대기업 주식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고 원인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재계순위 4위부터 6위에 자리한 LG, 포스코, 롯데그룹은 성장동력에 따른 투자매력이 주가 수익률이 달라졌다. 특히 본격적으로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LG와 포스코를 두고 투자심리는 극명하게 갈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의 상장사는 11개사다. 이들 계열사의 연초대비 주가 수익률(24일 기준)을 살펴보면 평균 -0.49%를 기록했다.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로보스타(53.85%)이며 가장 부진한 곳은 LG생활건강(-53.13%)이다.
이밖에 계열사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LG전자 21.41% △LG 7.31% △HS애드 7.28% △LG디스플레이 0.80% △LG에너지솔루션 -0.78% △LG유플러스 -3.72% △LG이노텍 -3.75% △LG화학 -14.90% △LG헬로비전 -19.77% 등이다.
증권가는 실적부진 전망에 따른 LG그룹주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내비쳤다.
가장 주가 수익률이 부진한 LG헬로비전에 대해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주력 사업인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격화로 단기적으로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렌탈, 전기차 충전소 등 신규 사업의 성장성이 확인되는 시점에 반등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주식시장에서 그룹주 투자매력이 급상승했다. 실제로 연초 대비 평균 2배 이상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포스코 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6곳이며 평균 236.98%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그룹주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POSCO홀딩스 73.71% △포스코퓨처엠 58.49% △포스코스틸리온 69.65% △포스코인터내셔널 172.69% △포스코DX 836.07% △포스코엠텍 211.28% 등 포스코DX는 9배, 포스코엠텍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연초대비 각각 2~3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포스코는 2018년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이후 ‘100대 경영개혁과제’를 완수해 저성과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이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 사업추진을 구체화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친환경 중심의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사업(Agri-Bio) 등 7대 핵심 사업을 내세웠다.
최근에는 IB업계 사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을 영입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면서 포스코 그룹의 이차전지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까지 재확인됐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그룹사가 갖고 있는 기존 철강 및 소재 역량에 기반한 이차전지 소재 회사로의 변환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그룹사 전체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달라진 것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만큼 소비둔화 움직임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는 11곳이며 평균 주가 수익률은 -4.19%로 역성장했다.
계열사별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롯데지주 -2.50% △롯데렌탈 -1.83% △롯데쇼핑 -13.06%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5.61% △롯데리츠 -20.55% △롯데정밀화학 9.63% △롯데정보통신 20.17% △롯데웰푸드 10.63% △롯데칠성 -7.32% △롯데케미칼 -11.91% △롯데하이마트 -13.75%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2년 하반기 임원회의에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지표로 시가총액을 제시했다.
당시 그는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달라”며 “자본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올들어 주가 수익률이 역행하면서 그룹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들을 상대로 “기업가치는 주가로 평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신 회장의 입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례없는 인플레이션 이후 찾아온 경기침체, 소비둔화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업종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지난 2년간 빈번한 가격 인상에 따른 피로감이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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