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규모(일평균)는 2735만건, 8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4%, 15.0% 증가했다. 전자금융업자 176개, 금융회사 2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간편결제 이용금액을 제공업자별로 보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는 전년 대비 12.6% 성장했으며 삼성페이, 애플페이가 포함된 휴대폰 제조사는 20.8%, 카드사·은행 등 금융회사는 14.1% 성장했다.
휴대폰 제조사의 간편결제 급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가 메기 역할을 하면서 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였던 삼성페이가 저변을 확대하면서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도입에 맞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과 손잡고 경쟁적으로 결제 서비스를 넓혀갔다. 애플페이의 제휴사가 아직 현대카드 단 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 수치는 삼성페이의 성장으로 읽힌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전자금융업자의 점유율은 48.9%로 줄고 휴대폰 제조사 비중은 △2021년 22.7% △2022년 24.3%에 이어 지난해 25.6%까지 확대됐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온라인 결제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어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시장 점유율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자금융업자는 계좌를 연동한 선불금 기반 간편결제 이용 비중은 △2021년 29.4% △2022년 31.2% △2023년 32.8%까지 지속적으로 늘었다. 선불금 기반 간편송금 서비스도 636만건, 7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4%, 24.1%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간편송금이 늘면서 선불전자지급수단 역시 이용 건수(2957만건)와 금액(1조35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9.2%, 21.1% 증가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은 계좌를 연동해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상거래 대금, 교통 요금을 지급하거나 송금할 수 있도록 선불금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증가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역시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PG는 전자상거래에서 구매자에게 받은 대금을 판매자에게 최종적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지급 결제정보를 송·수신하거나 그 대가를 정산 대행하는 서비스다.
신용카드 결제대행을 중심으로 PG사의 이용 건수(2588만건)와 금액(1조2266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9.4%, 16.5%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성장(△2021년 20.2% △2022년 10.3% △2023년 8.3% 증가)과 흐름을 같이했다.
전자상거래에서 구매자에게 대금을 예치받고 물품 수령 확인 과정 등을 통해 거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한 후 구매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결제대금예치서비스(Escrow)의 이용 규모(일평균)도 340만건, 1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9%, 3.0%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PG서비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용카드 결제대행이 온라인 거래 증가 등으로 늘어났다"면서 "PG사가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배달 서비스 용역대금 결제대행 등 가상계좌 기반 관련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면서 가상계좌 결제대행도 큰 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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