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밍·알리페이 없이 베이징 여행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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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1-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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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베이징 수도공항 '베이징서비스' 센터 오픈

  • 실시간 통번역 등 외국인 대상 20여종 서비스 제공

  • '결제+통화' 기능 탑재 단말기 이르면 3월말 출시

  • '외국인 프렌들리'로 변모 중인 베이징 국제공항

  • "내수 살리자" 외국인 관광객 불편 개선에 '총력'

사진베이징시 정부 제공
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제3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베이징서비스(北京服務)' 센터가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베이징시 정부 제공]

"왕푸징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왕푸징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지하철 몇호선을 타면 되나요"
"우선 서우두 공항철도를 타면 됩니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제3여객터미널 출국장 '베이징서비스(北京服務)' 센터 안내데스크에 설치된 인공지능(AI) 다국어 번역 투명 디스플레이. 14종 외국어의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한다. 기자(한국어)와 직원(중국어)이 각자 모국어로 묻고 답하는 내용을 AI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텍스트로 변환해 주고 번역결과를 투명 화면에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ㅇㅇㅇ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의 '베이징 서비스' 센터 안내데스크에 설치된 AI 다국어 번역 투명 디스플레이. 14종 외국어를 지원하는 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이에 두고 관광객과 직원이 각자 모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외국인 프렌들리'로 변모 중인 베이징 국제공항
사진배인선 기자
지불 결제와 핫스팟 기능 탑재한 '스마트 단말기'. 이르면 오는 3월말 출시 예정이다. [사진=배인선 기자]


8일 기자가 새해 벽두 정식 운영을 시작한 '베이징 서비스' 센터를 찾아 직접 체험한 외국인 프렌들리(친화적) 서비스의 일부분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설치된 이곳은 중국에 첫 발을 내디딘 외국인과 언어 장벽 없이 문화·관광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국 현지 결제 지불·통신·교통 등 방면에서 올 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무비자 입국 정책 확대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결제·통번역·교통·환전 등 외국인 방문객의 불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음이 느껴진다. 

특히 지불 결제 방면에서다. 기자는 이날 베이징서비스 센터에서 제공한 지불 결제와 핫스팟(테더링) 기능을 모두 탑재한 보조배터리 크기만한 '스마트 단말기'를 직접 체험해봤다.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유니콤과 중국 간편결제 유니온페이, 그리고 베이징은행이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개발한 것이다.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은 차이나유니콤 데이터 통신용 유심칩을 구매하고, 현장에서 베이징 은행카드를 발급받아 위안화 현금을 충전한다. 그리고 나서 유심칩과 카드를 단말기에 꽂으면 베이징 시내 상점·음식점·택시 등에서 QR코드 스캔 결제가 가능한 것은 물론, 단말기 핫스팟으로 연결한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데이터도 사용할 수 있다. 단말기는 네비게이션과 통번역 서비스도 지원한다. 

보증금 300위안만 내면 이 단말기를 무료로 임대해 베이징 체류 기간 이용하고 귀국 시 공항에 반납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현재 시험 테스트 단계로, 당국의 검토 승인 후 이르면 3월말 출시 예정이다. 이 단말기가 상용화되면 사실 해외로밍도, 알리페이도 필요없이 베이징을 여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차이나유니콤은 디지털위안화 결제와 ‘베이징 패스’ 기능을 탑재한 ‘큐브카드’ 유심칩도 현재 테스트 중으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은 스마트폰에 이 유심칩만 끼워 넣으면 통화는 물론 베이징패스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베이징패스는 베이징시 정부가 지난해 8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교통 선불카드다. 대중교통 이용은 물론 주요 관광지·상점에서 구매 결제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여권만 제시하면 5~6분내 큐브카드 유심칩을 스마트폰에 삽입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사전에 온라인 실명 예약 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면 곧바로 수령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 공항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기기에서는 비자·마스터카드와 같은 외국 신용카드를 지원하고 소액권 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베이징서비스 센터가 외국인 편의를 위해 새로 선보이는 서비스만 20개가 넘는다. 

센터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시운영에 돌입해 8일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만 4만8000명이다. 장리 베이징시 정무서비스·데이터관리국 처장은 "하루 평균 2000명, 많게는 3000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살리자" 외국인 관광객 불편 개선에 '총력'
사진배인선 기자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설치된 '베이징 서비스' 홍보 전광판 앞을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그간 외국인들은 중국 관광에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모바일결제가 보편화된 중국에서 신용카드나 현금을 받지 않아 결제 지불이 어려운 데다가, 영어가 잘 통하지 않고 구글·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접속이 제한적인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최근 내수 진작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중국이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배경이다. 

사실 중국은 2023년 7월부터 무비자 대상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현재 38개국에 대해 일방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싱가포르·일본·브루나이 3개국에만 무비자를 허용했다. 

최근엔 54개국 대상으로 무비자 환승 체류기간도 최장 10일까지로 연장했다. 모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내수를 살리고자 하기 위함이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중국 경제 성장동력인 수출이 둔화할 것을 우려한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까지 지속되자 외국인 지갑을 열어 소비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비자 효과에도 방중 외국인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2300만명이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갑절로 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 관광객 누적 소비액도 980억 달러로, 2019년(1320억 달러)보다 26% 감소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반간첩법 시행 등으로 중국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가, 미·중간 지정학적 패권 경쟁 격화로 예전과 비교해 중국 관광과 비즈니스 매력도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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