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롬의 하이부동산] 위례신사선 시공사 재선정도 불발…수도권 철도노선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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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4-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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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서울시 종로구 GS건설 본사 앞에서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위례신사선 사업 정상화를 위해 시위하고 있다 사진위례공통현안비대위
올해 2월 서울시 종로구 GS건설 본사 앞에서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위례신사선 사업 정상화를 위해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위례공통현안비대위]

17년째 공회전 중인 위례신사선 사업이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GS건설의 사업 포기 이후 서울시가 사업비를 올려 민간사업자를 다시 찾아나섰지만 마감일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사업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공고 후 5곳 이상 민간사업자가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했으나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불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비 상승 등 사업성 악화로 인해 수도권 주요 철도 계획노선 가운데 예정대로 추진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후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제3자 제안에 대한 1단계 사전적격심사 서류를 접수받았지만 서류를 제출한 사업자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제3자 제안 재공고 이후 입찰 참여를 검토한 곳은 5개사 있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시는 재공고 계획을 발표할 당시 이번 응찰에 참여하는 사업자가 없을 경우 재공고를 다시 시행하지 않고 재정사업으로 신속하게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 공모를 다시 한 번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담당자는 "민간투자사업자가 없으면 당연히 민자사업을 취소하고 재정사업으로 가서라도 사업을 완료한다는 게 시의 방침이었다"면서 "다만 민자사업 취소는 기재부와의 협의사항이라 바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고, 민자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차 공모를 진행할 경우 총사업비를 증액해 재공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위례신사선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는 오는 10월 초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으로, 위례신사선 총 사업비 증액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시는 재공고를 통해 총사업비를 지난 2019년 첫 공고 대비 약 19% 상향 조정(1조4847억→1조7602억원)하는 등 새로운 사업자 유인책도 마련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와 공사기간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사업으로, 사업비가 올랐지만 적극 참여를 고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며 "각 사마다 주력하는 사업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국가 철도사업 실적을 쌓아야 하는 업체가 아니라면 굳이 참여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 관련 위례공통현안비대위 관계자는 "무응찰 결과로 깊은 상실감을 느끼며, 위례신사선 범정부 TFT 발족이 필요하다"며 "민간사업자 재공고를 하게 되면 사업비 추가 증액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TX 노선도 사진국토교통부
GTX 노선도. [사진=국토교통부]

이밖에도 수도권 곳곳의 철도노선 사업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모습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노선은 각각 올해 1월, 3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지금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한 상태다. B노선은 민간사업자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C노선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금까지 착공계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향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 사실상 사업이 멈춰선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전 구간이 민자사업으로 진행되는 GTX-C 노선(85.9㎞)의 경우 B노선보다 착공이 더 늦어질 확률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C노선은 올 1월 착공식 이후 10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계 제출이 미뤄지고 있다. 2028년 개통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B노선(82.8㎞)은 용산~상봉 구간(19.95㎞)이 재정사업, 송도~용산, 상봉~마석 구간(39.94㎞)은 민자사업 구간이다.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용산~상봉역 구간과 별내~마석역 구간은 경춘선과 노선을 공유하기 때문에 민간사업자 부담이 덜하다. 100% 민자구간인 별내 신도림~송도 구간의 자금 조달 부담이 가장 크다. 

올 3월 수서~동탄 구간을 부분개통한 GTX-A노선은 올 연말 운정중앙~서울역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A노선의 핵심인 삼성역 구간은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맡은 현대건설은 내년 2월 이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토부는 2026년 삼성역 무정차 통과, 2027년 삼성역 부분개통, 2028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X-A 구성역 승강장 사진김윤섭 기자
GTX-A 구성역 승강장. [사진=김윤섭 기자]

GTX 외 수도권 지하철 노선 연장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최근 성남시는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서울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노선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철회했다. 8호선 판교 연장선은 모란역에서 판교역까지 총 길이 3.86㎞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42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19년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 2021년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는데, 지난해 7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신청을 미룬 지 약 1년 만에 또 신청이 취소됐다. 

이미 판교역 주변에 신분당선과 GTX-A 노선 등 수도권 핵심노선이 연결돼 있는 데다 수인분당선과 경강선도 있어 연장노선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판교 연장노선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등 추가개발 계획으로 충분한 이용수요가 확보돼야 하는데, 백현마이스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예타조사 재신청은 빨라도 내년 6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착공에 들어간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노선도 지연되고 있다. 당초 2027년 개통이 목표였지만 내년 부분개통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종점부에서 지하수 유출과 지반 침하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된 데다, 7호선 청라 연장에 대한 내년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내년 공사 예산으로 약 1570억원을 신청했으나 실제로 인정된 예산은 79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깎였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은 석남역에서 청라국제도시를 거쳐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10.8㎞ 노선이다.

철도 민간투자사업이 자금조달 문제로 적기 개통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국가철도공단(KR)은 최근 '철도 민간투자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국가철도공단 역할 재정립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재정사업 대비 민자사업의 투자 규모가 확대되는 등 정부의 민자 철도사업 활성화 정책과 관련, 규제 개선 등 효율적 사업 추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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