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가 토론회를 열고 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본격 논의에 나섰다. 민주당은 향후 한 두 차례 정도 토론회를 추가로 개최하고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정해 추진할 방침이다.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고 학계, 재계의 의견을 들었다.
TF 단장을 맡은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엘지화학 물적분할의 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누적된 사례를 보면, 개인 투자자를 현실적으로 보호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8월까지 상법 충실 의무를 포함해 주주 보호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며 "각계각층에서 논의되고 있는 현실적인 대안들을 확인하고 공통분모를 최대한 만들어서 국회 입법 과정에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TF 위원 중 한 명인 김현정 의원은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 회사에서 어떤 결정도 하기 힘들어진다는 극단적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민주당은 그런 차원에서 '공정 의무'를 도입하자는 상법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며 "논리적인 부분들을 보완해 올해 안에 입법을 완료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다. 이상훈 교수는 "현재 상법개정안에서는 이사 충실 의무는 '회사'로만 규정돼 있다"며 "개정을 통해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코리아 부스트업 5대 방안'을 두고는 "20년간 상법 개정안을 연구한 입장에서 핵심은 제대로 짚은 정책"이라고 호평하면서도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중심으로 독립이사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 집중투표제 강화 법안들을 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법 개정시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또는 공정 의무를 도입했을 경우 이사회에 참여한 이사들이 안건을 결정할 때 어떤 행위 지침을 갖고 결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의 손해에 대해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경우, 회사 손해 안에 주주의 손해가 일부 들어가 있는 중복적인 형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법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를 두고 봤을 때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 운용 부문 대표는 소수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성원 대표는 "현행법에서는 이사회가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의 여부를 소수 주주가 입증해야 한다"며 "그런데 소수 주주에게는 이사회만큼의 정보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이사회 열람권'을 활용해도 의사록에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반대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적혀 있는게 전부"라며 "이것만 보고는 소수 주주의 손해에 대해 회사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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