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안정적 관리'되고 있다는데 소비여력은 '악화'…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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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4-11-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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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P 대비 가계부채 하락 추세지만 90%대로 높아

  • 한은 금리 인하기 맞아 은행권 대출금리 옥죄기↑

  • 가계부채 늘면 소비여력은↓…연체차주도 지속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기를 맞아 대출 규모가 더욱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지만 소비여력 개선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발표 직후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은 곧장 관계부처 합동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가계부채는 경제성장에 따라 절대 규모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현 정부 들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로 2022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년 만에 처음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 99.2%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해 2024년 1분기 92%로 하락하는 추세다.

다만 관련 수치가 80%를 넘길 경우 경제 성장이나 금융 안정에 제약이 되는 것으로 분석돼 절대적인 수치가 낮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국 중에서도 스위스, 호주, 네덜란드, 덴마크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혜인 우리금융연구소 경영전략연구실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최근 5년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1.5%로, 선진국 중 홍콩(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은의 금리 인하기를 맞아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부채 규모가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이용한 지출이 증가하거나, 기존 대출의 상환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일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새 최대 1.04%포인트까지 오른 상황이다.

향후 가계부채 규모가 증가할 경우 소비여력은 악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내놓은 통화정책신용보고서에서 "높은 가계부채 비율이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부채비율이 80%를 넘어선 2014년부터 가계부채와 민간소비 간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의 비중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30일 이상 가계대출이 연체된 차주의 비중은 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보유 차주 중 30일 이상 연체 차주의 비중도 올해 6월 말 2.3%로,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연체는 한번 발생하면 지속·반복되는 특징을 갖는다"며 "연체 차주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차주의 부채 및 소득 여건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내년에도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며 "특히 금융·고용·복지분야를 연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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