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서부로 파병된 북한군이 죽거나 다쳤으며 총알받이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진행한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북한군이 최전선에 투입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는 구체적인 북한군 사망·부상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러 병력의 혼성 편성에 대해 “러시아군 중대장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지역에는 북한 소대를 보낼 것”이라며 “그래서 총알받이라는 표현이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같은 달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군 1만1000명이 러시아 동북부에서 적응 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 쿠르스크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자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약속받아 러시아의 침공을 억제할 수 있게 되면 일부 영토는 전투 종결 후 협상을 통해 되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모든 영토 탈환을 목표로 잡았지만, 나토 가입을 지렛대로 영토 회복 전이라도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젤렌스키는 “우리 군이 크름(반도) 등 일부 영토를 탈환할 힘이 부족하며 이것이 진실”이라며 “외교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고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새로운 침략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강해질 때 비로소 외교적 수단을 생각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을 촉구했다. 젤렌스키는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계속 진군해 전황이 지극히 어렵다며 서방의 추가 지원도 호소했다.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들은 새 지도부가 출범한 첫날인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확고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EU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 마르타 코스 확장·동유럽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키이우에서 젤렌스키와 회동했다. 코스타는 회담 이후 “우리는 러시아의 침공 첫날부터 우크라이나와 함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서방에서 받은 장거리 무기 사용 확대를 EU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나토 가입 절차의 첫 단계인 가입 초청이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러시아와 협상에 앞서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강해지려면 나토가 우리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과 더불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며 장거리 무기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EU에 요구했다.
한편, 젤렌스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협력하고 싶다며 그의 아이디어를 열어놓고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젤렌스키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트럼프와 직접 협력하고 싶다”며 “트럼프 주변 인물들이 우리의 소통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젤렌스키는 자신의 수석보좌관인 안드리 예르마크가 가능한 한 빨리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특사로 지명한 키스 켈로그 등과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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