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최초로 만들었는데…신한금융·계열사 여성 CEO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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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
입력 2024-12-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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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하나·우리금융 계열사 여성 CEO 각 1명

  • 銀 여성 임원 부족한 영향…"전체 임원의 8%"

사진우리·하나금융지주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 후보자(왼쪽)와 김덕순 하나펀드서비스 대표 후보자 [사진=우리·하나금융지주]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58명 중 여성 CEO는 단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는 계열사 내 여성 CEO가 단 한 명도 없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계열사 내 유일한 여성 CEO였던 조경선 신한DS 대표 임기가 끝나며 계열사 CEO 중 여성 인사는 한 명도 없게 된다. 연말 인사 개편 과정에서 지명된 후보 중에도 여성 후보는 없었다.

신한금융은 2018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여성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인 '쉬어로즈'를 운영하는 등 여성 지도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충분한 여성 인재풀을 확보하지 못하며 여성 CEO 등 임원을 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금융·하나금융지주는 여성 CEO를 1명씩 두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저축은행 최초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배출했다. 서 대표는 앞선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이사,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조순옥 KB신용정보 대표에 이어 KB금융 내 네 번째 여성 CEO다. 하나금융에서는 2022년부터 노유정 대표이사가 하나펀드서비스를 맡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노 대표 뒤를 이을 후보인 김덕순 하나은행 북부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도 여성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올 연말 인사 개편에서 우리신용정보 대표에 정현옥 후보자를 추천했다.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첫 여성 CEO 선임이다. 우리금융은 2010년 권숙교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대표이사를 여성 CEO로 선임했지만 2013년 권 대표 임기가 종료된 이후 10년 넘게 여성 CEO를 발탁하지 않았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여성 CEO 발탁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말 후보로 지명된 인사까지 합해 4대 금융지주·계열사 여성 CEO는 전체 57개사 58명 가운데 3명으로 약 5%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규모가 작은 계열사 CEO를 맡기는 데 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성 CEO 인재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지주 계열사 중 은행만 보더라도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수는 약 8%에 불과하다. 4대 시중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원 139명 중 여성 임원 수는 11명이다. 11명 중 사외이사가 5명, 미등기이사가 6명이며 사내이사는 없다. 

2020년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민간 은행 최초로 은행 CEO자리에 올랐지만 여전히 여성 임원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사외이사에 여성 임명을 늘리고는 있지만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내부 임원이 더 임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부장과 부행장 등 사실상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임원 수가 적어지다 보니 여성 CEO를 선임하는 것은 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면서 은행권에서 여성 리더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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