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ASIA Biz] 車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도요타, 미래도시 '우븐시티' 첫 공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입력 2025-02-27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020년 폐쇄된 도요타 공장 철거지에 들어선 '미래도시'...올 가을부터 입주시작

  • 전체 면적 도쿄돔 15개, 144조 투입...실증 실험 거쳐 약 2000명 거주 계획

  • 공개된 제1구역, 건물과 지하 모두 연결...지하서 로봇이 택배 배달

  • 우븐시티, 도요타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상징

도요타 우븐 시티사진AP연합뉴스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건설 중인 도요타 우븐 시티. [사진=AP·연합뉴스]


자율주행차에서 내린 로봇이 택배를 집 앞까지 배송하고 마을의 쓰레기를 로봇이 분리해 수거하는 도시, 탄소중립 소재로 만든 건물에 태양광과 수소연료로 만든 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 도시 모습이지만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2일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건설 중인 실험도시 ‘우븐시티(Woven City)’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짠 도시’라는 뜻의 우븐시티는 신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편리한 일상생활을 제공하는 도요타의 시범도시 프로젝트다. 

우븐시티는 도요타 자회사인 ‘우븐 바이 도요타’가 추진해 온 미래형 도시로, 건설 기업이 아닌 자동차 기업이 주택단지를 건설했다는 점에서 계획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우븐시티가 들어선 곳은 2020년 12월 폐쇄된 후지산 기슭의 도요타 자동차 공장(동일본 히가시후지 공장) 철거지다. 전체 면적은 야구장과 콘서트장 등으로 사용되는 도쿄돔 15개 규모에 달하는 약 71만㎡(제곱미터)이고, 최소 1000억 달러(약 144조원)를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닛칸자동차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준공식과 함께 이번에 공개된 구역은 2021년 2월 본격 착공해 올가을부터 사람이 실제로 살면서 ‘실증 실험’을 시작하는 제1기 구역이다. 자율주행차가 다니는 도로를 비롯한 교통인프라, 도시 물류와 에너지 공급 담당하는 지하 구역, 발명가와 ‘위버스(Weavers)’라고 불리는 주민이 모이는 시설 등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제1기 구역 면적은 4만7000㎡로, 주거용 건물과 주민 교류 거점이 되는 건물 등 총 14동이 세워졌다. 이들 건물은 한 바퀴가 약 400m에 이르는 ‘지하도’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하도 바닥 면적을 합하면 약 2만5000㎡에 이른다.

도시 전체에 펼쳐진 지하도는 물류 이동의 핵심 통로가 된다. 즉 우븐시티의 지상 건물은 모두 지하로 이어져 있으며, 물류는 지하에서 모두 완결되는 구조인 것이다. 전기나 수도와 같은 에너지 공급 인프라, 네트워크 회선 등도 모두 지하에 깔려 있다.

지하의 물류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관장한다. 자동 배송 로봇들이 지하도로 이동해 각 가정에 택배와 소포 등을 배달한다.

지상으로 눈을 돌리면 AI가 실시간으로 차량 흐름을 제어한다. 도로 신호기에 카메라를 부착해 사람과 자동차 이동량을 측정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신호 교체 주기를 조정하도록 했다.

또 광장 주변 도로에서는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되고, 자율주행 전기차를 활용한 이동 판매도 이뤄진다. 이 밖에도 전면이 유리벽으로 이뤄진 ‘인벤션 허브’에서는 발명가와 주민이 모여 개발 단계인 제품에 대해 모의하고 서비스 개선 등을 진행한다.

특히 도요타와 도요타 그룹 소속 발명가들 외에도 ‘무(無)꽃가루 공간’ ‘미래형 카페’ ‘혁신적인 자판기’ 등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제1기 구역 실험 도시에는 우선 다이킨, 닛신식품, 다이도도린코, UCC재팬 등 다수의 일본 기업들이 참여를 확정지었다. 통신기업 NTT와 에너지 기업 에네오스도 협력한다.

가을 이후부터 도요타와 우븐바이도요타 등 관계자와 그 가족 약 100명이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실증 실험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일반인을 포함해 약 2000명이 거주하게 된다.

제1기 준공식이 열린 이날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이 장소에서 미래의 모빌리티가 생겨나기를 기대한다”며 우븐시티가 진화를 거듭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븐시티는 반세기에 걸쳐 자동차 산업과 지역을 위해 일해 온 동료들의 염원에 따라 건설되는 도시로, 자동차 회사들의 꿈을 잇는 도시”라고도 소개했다. 

전통적으로 건설업은 자동차나 통신 등 타 영역에 비해 기술 변화가 느린 업종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사물인터넷(IoT), AI 기술 등과 접목해 통신회사, 가전회사, 자동차 회사들이 속속 진출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도요타가 우븐시티 건설에 나선 것은 자동차 제조업에서 교통수단, 기술, 인프라를 포함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기차 전환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도요타로서는 우븐시티를 통해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국면을 만회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