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현대차와 기아가 발표한 1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의 1월 미국 판매량 5만9355대 중 애틀란타주 앨라배마공장 등 미국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은 총 2만2180대다. 기아의 경우 1월 미국에서 5만7007대의 차를 판매했는데 이 중 미국 내 생산량은 총 2만2067대였다. 즉 1월 미국 판매 차량 중 현대차는 62.6%, 기아는 61.3%가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인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수출 의존도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국내 수출 중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5%, 35%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각각 38%, 24%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도 연 27만여대의 완성차를 수출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미국 수출 물량이다.
즉 양사 모두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막대한 영향을 받는 셈이다. 현대차로서는 지난해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앞서 현대차는 HMGMA의 생산 능력을 연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앨라배마 공장에서 연 36만대, 기아의 조지아 공장에서 연 34만대를 생산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12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양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만 171만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영향은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BHMC)의 수출 물량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그간 대부분의 생산 차량이 중국 내수용이었는데 이후 매달 5000~6000건의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도 5789대의 차량이 수출용으로 생산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동·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된다. 현대차는 올해 BHMC에서 10만대의 차량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현대차는 또 인도에서도 지난달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레타 일렉트릭'을 비롯해 오는 2030년까지 5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인도에 출시할 방침이다. 크레타 일렉트릭은 1월 2주간 인도에서 총 1735대가 판매되며 인도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의 물꼬를 텄다.
기아는 지난달 17일부터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소형 SUV인 '시로스(Syros)' 생산을 개시했다. 이미 인도 현지에서 예약 대수 2만대를 돌파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 흥행하는 가운데 지난달 인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수출용 시로스는 5546대로 집계됐다. 인도 시장을 목표로 제작된 차량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도 판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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