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미국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이 거래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제재를 피하는 구멍이 있는 모습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중국 판매업자들이 인접국에 있는 제3의 기업에서 배송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 블랙웰이 탑재된 서버를 우회해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엔비디아 첨단 AI칩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규제가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짚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첨단 기술의 중국 유입을 막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최신 AI 칩인 블랙웰이 내재된 제품 출하를 시작했으며, AI 프로세서 8개를 탑재한 블랙웰 서버의 중국 내 판매가는 60만 달러(약 8억7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웰뿐만 H200 등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인 다른 여러 엔비디아 칩들도 중국에서 유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H200 칩 8개가 들어간 서버의 중국 내 판매가는 25만 달러(약 3억6000만원)로 프리미엄이 붙어 시장 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통제 범위에 해당하는 칩의 중국 내 판매를 금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왔고, 싱가포르와 대만 당국도 조사를 강화해 지하 거래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칩이 미국 내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대중국 반도체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보도했다. 그동안 별도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었던 H200과 같은 반도체를 규제하는 등 앞으로 반도체의 양과 종류를 더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주요 기관의 인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가 나오려면 추후 몇 달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확보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AI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더 적은 수의 칩을 사용해 경쟁력있는 AI 모델을 구축한 만큼 중국의 AI 기술력은 미국에 위협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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