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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불똥에…돈 빌려준 증권사도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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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기자
입력 2025-03-1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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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기업평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기업평가]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우려되는 가운데 자금을 조달한 증권사들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에 제공한 약 6000억원 대출을 두고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와 3년 만기 조건으로 1조30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재융자)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2월 말을 기준으로 1조2000억원 넘는 금액이 미상환 상태다. 대출잔액 중 메리츠증권이 가장 큰 규모인 6500억원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2800억원을 대여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알려진 4일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담보신탁의 1순위 우선수익권을 가지고 있고, 이 담보신탁의 평가액이 약 5조원으로 대출 규모를 뛰어넘기 때문에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우선수익권 설정 규모는 대출원금 대비 약 120% 규모다. 

최종적인 손실 가능성은 낮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회생계획안을 두고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점, 담보신탁을 처분하려도 해도 시간이 소요될 거라는 점 등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이 요주의 이하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메리츠금융그룹 차원에서 건전성 지표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담보자산을 자금으로 환원하는 과정에서 그룹 유동성에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홈플러스 점포 3곳을 투자한 유경PSG자산운용의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는 점포 매각에 난항을 겪으며 만기를 3년 연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영증권, BNK투자증권, 한양증권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 잔존물량 중 각각 710억원, 220억원, 160억원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어음과 같은 금융채무는 회생계획안이 확정될 때까지 상환이 유예되고, 채무가 재조정될 수 있다. 홈플러스의 CP 신용등급은 지난 2월 말 기존 A3에서 A3-로 하향된 데 이어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 신청 후 D등급으로 조정된 상태다.  

6~7%대 높은 금리를 보고 홈플러스 CP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증권사들이 발행한 CP는 대형 증권사·은행 등 판매 창구를 거쳐 개인투자자에게 상당 부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홈플러스 CP의 손실이 결정되면 판매사와 발행 주관사들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감독이나 손해 배상 소송의 대상이 될 가능성 있다.

발행 증권사 중 한 곳은 "홈플러스 재무 현황 파악을 통해 CP 손실 여부가 확실해진 후 증권사 후속 대처를 논의할 것"이라며 "금감원과 투자자, 금융기관이 모두 홈플러스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생각보다 빠르고 긍정적으로 해결될지, 분쟁 상황이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이전부터 신용등급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도 위험이 높다고 보고 투자를 꺼렸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이 높은 지금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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