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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하고 주민 대피하고…최악 산불 속 진화 어려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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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5-03-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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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초등학교 주변 하늘에서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초등학교 주변 하늘에서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인명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산림당국은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께 경상북도 의성군 신평면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진행하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추락한 헬기는 S76 기종(중형)으로 강원도 임차 헬기다. 해당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조종사 1명은 추락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이후 산림청은 안전을 위해 전국에 투입된 산불 진화 헬기에 대한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헬기 운용 중단 이후 경북 의성군 사곡면 신감리 일대 산불이 의성읍 방향으로 급속하게 번지기 시작했다. 청송군에서도 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재난 문자가 다시 발송되는 등 산불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이에 산림청은 산불 진화 헬기 투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경보가 전날부터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경북 의성·안동, 경남 산청·하동, 울산 울주 등 대형 산불을 진화 중인 만큼 산불 진화 헬기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 헬기에 대한 안전점검과 조종사에 대한 안전교육 등을 실시한 뒤 의성군 모든 산불 진화 헬기, 전국 동일 기종을 제외하고 헬기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북 지역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 기준 사상자 수가 50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망자는 24명, 중상자는 12명, 경상자는 14명이다. 지역별 피해 규모를 보면 경북 의성에서 사망 20명, 중상 7명, 경상 8명 등 35명의 사상자가 나와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 등 1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울주 온양에서는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산불이 번진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에는 주민 2만3491명이 대피한 상황이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시설은 257곳으로 잠정 파악됐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코앞까지 산불이 들이닥친 상황인 만큼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마을 내 한옥과 낙동강 변 소나무 숲에 주기적으로 물과 방염수를 뿌리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남 지역도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엿새째 산청·하동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리산에 인접한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내부까지 산불이 번졌다.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날씨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이다. 27일 대구와 경북, 부산과 울산·경남 지역에 비 예보가 있지만 강수량은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4월에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기상청의 최신 3개월 전망을 살펴보면 4월 강수량은 평년(70.3~99.3㎜)보다 적을 확률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많은 확률이 20%로 추산된다.

한 달 전 발표한 전망에서는 4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가장 높았고 적을 확률이 30%, 많을 확률이 20%였던 것을 감안하면 비가 적게 내릴 것으로 예상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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