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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가 말했잖아, 돌아온다고"…지드래곤 단독 콘서트 '위버맨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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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5-03-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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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내가 말했잖아, 돌아온다고."

가수 지드래곤이 88개월 만에 새 앨범과 함께 8년 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 앞에 돌아왔다. 그의 이름만으로 전 세계 팬덤이 움직였고 일반 관객까지 '피켓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기대가 높았던 만큼 이날의 무대는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적으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2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알산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가수 지드래곤의 2025 월드 투어 '위버맨쉬' 인 코리아(G-DRAGON 2025 WORLD TOUR Übermensch IN KOREA)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월드 투어 제3막: 모태(2017 WORLD TOUR ACT III: M.O.T.T.E)' 이후 8년 만에 개최됐다.

이날 공연은 갑작스레 찾아온 강추위로 시작부터 애를 먹었다. 영하권에 접어든 날씨에 눈과 돌풍으로 안전까지 우려되는 상황. 공연 주최 측인 쿠팡플레이는 기상 악화를 이유로 오후 6시 30분의 공연을 7시에 시작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오후 7시가 지나도 공연은 시작되지 않았고 별다른 공지 없이 45분이 흘렀다. 영하권의 날씨 속 일부 관객은 "빨리 시작하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공연은 오후 7시 43분에 시작됐다. 총 73분이 지연된 셈이다.

어수선함 속 지드래곤이 장미로 장식된 화려한 의상과 왕관을 쓰고 등장했다. 오프닝 곡으로 신곡 '파워(PO₩ER)'를 선곡한 그는 압도적인 사운드와 함께 강렬한 안무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을 통해 AI를 활용한 테크 기술을 선보이며 태양, 대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성사시켰다.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은 "내가 말했잖아, 돌아온다고"라고 말문을 연 뒤 "8년 만에 콘서트를 개최하고, 88개월 만에 컴백도 했다. 오늘 지용이와 함께 놀 준비 됐나. 제가 부끄러움이 많으니 환호성을 많이 주지 않으시면 삐쳐서 돌아갈 것 같다. 서로 노력하자"며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넸다.

이후 '슈퍼 스타(SUPER STAR)', '인트로 권지용(Middle Fingers-Up)',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까지 팬들이 사랑하는 명곡 릴레이로 공연의 열기를 높였다.

공연의 후반부는 '니가 뭔데(Who You?)', '투데이(Today)', '삐딱하게(Crooked)', '하트 브레이커(Heartbreaker)', '개소리(BULLSHIT)', '테이크 미(TAKE ME)', '투 배드(TOO BAD)', '드라마(DRAMA)', '소년이여(A BOY)', '디스 러브(THIS LOVE)' 등 대표곡들을 중심으로 지드래곤 특유의 음악적 색채와 화려한 무대 연출을 자랑했다.

대규모 댄서들과의 압도적인 퍼포먼스, 초대형 ABR(에어 벌룬 로봇), AI 영상 등 최첨단 기술로 꾸며진 무대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씨엘과 함께 호흡을 맞춘 'R.O.D'와 '더 리더스(The Leaders)', 비트박서 윙이 선보인 '하트 브레이커(Heartbreaker)'는 열기를 최고조로 높였고 공연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지드래곤은 "2~3년 전 (빅뱅 멤버들과 함께할) 다채로운 계획을 세웠는데 각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서로에게 좋은 길을 택하며 각자의 길을 열심히 가고 빛나고 있다. 오늘은 멤버들 중 제가 가장 빛나고 있는 것 같다. 자랑할 만한 일이 생겼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이날 공연은 지드래곤의 도전과 성장, 복귀를 강조하는 요소들로 채워졌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위버맨쉬'가 초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스토리텔링해 무대를 꾸몄다. 솔로 데뷔 앨범 '하트 브레이커'와 신보 '위버맨쉬'를 대칭해 그의 도전과 성장을 시각적으로 강조했고, '위버맨쉬' 상징물을 무너트리며 앞으로 확장해나갈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한 포부에 반해 그의 라이브 퍼포먼스는 다소 빈약하게 느껴졌다. 공연 연출, 화려한 기술력, 스타 군단의 지원사격으로만은 공연을 단단하게 채워넣을 수 없었다. 지드래곤은 불명확한 발음과 지나친 AR 의존으로 현장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공연 도중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모습까지 보여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함께 무대를 꾸민 씨엘이나 윙의 퍼포먼스가 오히려 더 강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소통의 부재도 무대 안팎으로 크게 드러났다. 팬 콘서트에서 기대할 법한 아티스트와 팬들의 티키타카와 케미스트리가 보이지 않았다. 대규모 공연장 탓인지 그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팬들 사이에서 "뭐라고?", "무슨 말이야?"라는 혼란스러운 반응이 이어졌고 콘서트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인 떼창이나 응원법도 들리지 않아 의아함이 남았다. 아티스트와 팬의 호흡이 아닌 공허한 외침이 계속 됐다. 

콘서트의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앵콜 무대 중 객석으로 들어간 지드래곤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들어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 것. 다행히 지드래곤이 직접 팬들을 진정시켜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현장 관리의 아쉬움을 남겼다.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공연 말미 지드래곤은 "지금, 현재, 어떤 모습이든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여러분 모두를 '위버맨쉬'다. 저의 정의는 그렇다. 여러분이 저와 함게 해주었으면 한다. 끝까지 (제가) 잘하나, 못하나, 지켜봐주시고 못하면 눈치도 주시고 잘하면 칭찬해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빅뱅 완전체의 향후 콘서트에 관해서도 귀띔했다. "내년에 우리 형제들(빅뱅)이 20살이 된다. 20살은 성인식을 해야 하지 않나. 각자는 반백살이지만 함께 뭉치면 20살"라며 완전체 활동에 언급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8년의 기다림과 강추위를 이겨낸 팬심까지, 여러모로 팬들이 '초인'으로 거듭난 공연이었다. 지드래곤은 무대에서 "오늘이 멤버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자신감만으로는 부족한 공연이었다. "오래 걸렸지만 돌아왔다"는 그의 말이 여전히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려면 화려한 기술과 무대 장치가 아닌 그의 '라이브'와 '진심'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가수 지드래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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