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여진' 국민의힘, 대선 전 尹 관계 두고 '자중지란'

조경태·김상욱 의원, 출당 요구…"당헌 위반"

재신임받은 지도부 "해당 행위 엄중히 대응"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이 발표되자 입장을 밝히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60일 이내 대선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 파면의 여파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일부 의원에 대한 징계가 거론되면서 당분간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함으로써 위헌·위법한 행위로 인해 탄핵된 대통령과의 절연은 필연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 위반을 한 전 대통령이 우리 당의 1호 당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헌·당규를 보면 법률을 위반할 경우에는 제명 또는 탈당을 권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더군다나 헌법을 위반하게 되면 법률보다 상위에 있다"며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같은 방송에서 "대통령의 탄핵 선고 이후 행태를 보면 쉽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끝까지 부여안고 집착하면서 대선에 올라탄다면 스텝이 꼬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며 "우리 당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보수 성향 단체를 만나 "헌법재판관 몇 명이 힘을 합쳐 대통령을 파면하는 게 과연 민주주의인가"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전날 "만약 그렇다면 우리 당 입당은 제발 안 하시는 게 맞다. 지난번처럼 우리 당 탈당해서 전광훈의 자유통일당 가시는 게 맞다"고 직격했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말로만 사과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행동으로 하는 사과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당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고, 당헌을 정면으로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 위원 등에 대한 징계 요구가 나오면서 이를 결정하는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을 박수로 추인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의원에 대한 징계를 일임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대선 과정에서의 해당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가혹할 만큼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공식 입장에 현저히 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거나 당 대선 과정에서 대선 후보가 결정됐는데,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의원의 출당 요구에 대해서는 "해당 행위에 해당하는지 논의해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