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양'영'화] 펑샤오강 감독의 첫 '여성 이야기' 영화 '샹양·화'

  • 냉혹한 현실 맞서는 전과자 출신女 이야기

  • 청명절 개봉..박스오피스 1억위안 돌파

펑샤오강 감독의 신작 샹양화 포스터
펑샤오강 감독의 신작 '샹양화' 포스터.

“해바라기는 한 송이 꽃이 아니라 수 많은 작은 꽃들로 이뤄져 있다." 

중국 청명절 연휴 개봉한 신작 '샹양화(원제:嚮陽·花 해바라기, 영문명 We Girls)'에 나오는 대사다.  중국 영화계 거장 펑샤오강(馮小剛)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샹양화'는 수 많은 ‘작은 꽃’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작은 꽃은 다름 아닌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돼 세상에 맞서 싸우는 하층민 여성들을 가리킨다. 펑샤오강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중국 톱 스타 여배우 자오리잉이 청각장애를 앓는 딸의 인공 달팽이 수술비 마련을 위해 몸을 팔아 돈을 벌다가 결국 옥살이를 하는 여주인공 가오웨샹 역을 맡았다. 형을 마치고 풀려난 그는 악착같이 돈을 벌고자 하지만 전과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각박한 현실 앞에 분노하고 맞서 싸운다. 

자오리잉의 수감 동기인 헤이메이(란시야 분)는 범죄의 소굴에서 소매치기, 자물쇠 따기 등 기술을 익혀 실제 소매치기 범죄에 투입됐다가 경찰에 잡혀 감옥에 끌려온 청각 장애인이다. 

이외에도 감방 대장 후핑(왕쥐 분), 집행유예로 사회봉사를 하는 궈샹메이(청샤오 분), 그리고 교도관 덩훙(춰니 분)까지, 이들 '작은 꽃'들이 함께 뭉쳐 냉혹한 현실과 악의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해바라기는 단순히 해바라기 꽃의 상징이 아닌, 전과자 출신의 하층민 여성들의 단결력과 희망을 상징하는 셈이다. 영화 속 여성 수감자들이 함께 춤을 추는 무대 공연의 제목도 ‘해바라기’다. 

영화 제목 ‘샹양·화’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해를 향한다는 ‘샹양’과 꽃을 뜻하는 ‘화’ 사이에 일부러 '점(·)'을 찍은 것이다. 이는 펑 감독이 해바라기 꽃 자체보다는 해바라기를 이루는 작은 ‘꽃’에 더 의미를 부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실 펑샤오강 감독은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무협 등 다양한 장르를 본인만의 스타일로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영화 ‘해바라기’는 소시민의 삶에서 페이소스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펑 감독의 현실주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휴대폰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접한 현대인의 일상의 변화를 포착한 2003년작 영화 ‘휴대폰(원제:手機)’, 악몽같은 탕산 대지진이 한 가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비극을 그린 2010년작 영화 ‘대지진(大地震)’이 대표적이다. 

실제 7년간 감옥에 수감된 경험이 있는 전과자 출신의 중국 작가 충안(蟲安)의 소설 ‘자오가이왕스(教改往事)’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는 중국 수감자들의 사실적인 생활도 엿볼 수 있다.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9일 현재 박스오피스 1억 위안도 돌파하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 영화사이트 마오옌은 영화 샹양화가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2억 위안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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