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 소설가 서정인씨가 지난 1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영문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 객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1962년 '사상계' 문예중간호에 단편 '후송'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9년에는 우리말의 묘미를 극대화하면서 현실을 비판했다는 평을 받은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으로 대산문학상을 받았고, 2002년에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용병들의 타락한 모습을 그린 연작소설집 '용병대장'으로 이산문학상을 받았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발표한 소설 '달궁' '달궁 둘' '달궁 셋' 시리즈는 판소리에 소설을 접목하며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끌어냈다.
1968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한 단편소설 '강'은 현실에서 소외된 인물들의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담아내 주목받았다. 이 밖에도 '가위' '토요일과 금요일 사이' '철쭉제' '붕어' '말뚝' '모구실' '빗점' 등 많은 소설을 펴냈다.
한국문학 작가상(1976), 한국문학 창작상(1986), 김동리 문학상(1998), 녹조근정훈장(2002), 순천문학상(2010·2011), 은관문화훈장(2016) 등을 받았다.
1968년부터 2002년까지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퇴임 후에도 2009년까지 명예교수를 지냈다. 2009년 7월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회원으로 선임됐다.
빈소는 경기 김포 뉴고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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