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큰 혼란을 빚어진 가운데 양국의 전력이 대부분 복구됐다고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포르투갈의 전력망 운영사 REN은 89개 변전소·개폐소 중 85곳의 가동을 재개해 650만 가구 중 약 620만 가구에 전력이 다시 공급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중으로 남은 곳들의 전력도 공급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8일 정오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대부분 지역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등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프라가 마비되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전력은 18시간여 만에 대부분 복구됐지만,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의 원인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REN 관계자들은 정전의 원인으로 극심한 기온변화에 따른 ‘유도 대기 진동’을 지목했다. REN은 “스페인 내륙 지역에서 극심한 기온 변화가 발생하면서 400kV급 초고압 송전선에 이상 진동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는 유도 대기 진동으로 알려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진동이 전력 시스템 간 동기화 실패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유럽 전력망 전체에 연쇄적인 교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전력망이 더 취약해졌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는 화석 에너지에 비해 날씨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전력망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스페인의 전체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넘는다. 스페인 전력회사 레드엘렉트리카의 자체 자료에 따르면 정전 직전 전체 전력 공급량 중 태양광이 약 53%, 풍력이 약 1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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